개와 고양이
개와 고양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7.1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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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는 아주 옛날부터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다. 그러면서 개에 얽힌 이야기는 아주 많은데 고양이에 얽힌 이야기는 드물다. 그나마도 불쾌한 이야기, 주인을 배반한 이야기, 무엇을 가르칠 수 없다는 이야기뿐이다. 허긴 개띠와 쥐띠는 있어도 고양이 띠가 없는 데에는 이런 연유도 있었던 것 같다. 고양이 같은 놈들이 금강산에 있어서 하는 말이다.

개는 여러 가지를 학습 시킬 수 있다. 개는 태어나기를 그렇게 되도록 태어났다. 전문 용어로 ‘pre-wired’, 전기 배선을 그렇게 해놓은 것이다. 냄새를 잘 맡게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알아볼 수 없는 것까지도 찾아내게 한다. 공항에서 마약 냄새를 맡아 화물 속에서 찾아내게 하거나, 폭약 냄새를 맡아보고 폭탄 상자를 찾아내게 하거나, 탈옥한 범인을 추적하게 하는 것 등등 학습시키면 학습이 이루어진다.

고양이는 심리학자들이 아무리 학습, 아주 간단한 동작을 배워서 하도록 시켜도 잠시 일뿐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쥐 잡아먹고 사는 동물적 본성으로 돌아간다. 딱 북한의 권력자들이 하는 짓이다. 저를 길러주고 보살펴주는 주인이 잘 해줄 때에는 그래도 야옹거리며 아는 척 하지만 조금만 섭섭하게 하면 돌아서고 마는 못 된 짐승,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짐승이다. 그래서 배신하는 사람을 두고, 고양이만도 못한 놈이라고 하지 않고,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한다. 개는 은혜를 안다.

약 80여 년 전, 우리나라 어느 고을에 인접한 암자에서 연로하신 스님이 고양이를 벗 삼아 기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 주민 한 사람이 오랫동안 스님이 안 보여 암자에 올라갔었는데 참혹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분통터지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저를 길러준, 주인인 스님을 고양이가 먹고 있었다. 늙고, 병이 깊어진 스님이 먹을 것을 주지 않고 돌아가셨겠지만, 저만 배가 고프다고 자기를 길러준 주인을 먹고 있다니 견공(犬公)들이 기절할 일이었다.

이 고을과 인접한 다른 고을에서는 지금도 개의 동상을 만들어 마을 입구에 세워놓고 있다. 어느 봄 날 주인이 개를 데리고 소를 팔러 장날에 우시장(牛市場)에 갔다가 좋은 값에 소를 잘 팔아 약주 한잔을 거나하게 하고, 돌아오는 길에 길옆의 어느 산소에 기대어 쉬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담배를 피다가 잠이 들었던지 산소 둘레의 잔디에 불이 붙어서 모락모락 타오고 있었다. 이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개가 개울가로 가서 자기 몸에 물을 적시어 와서 잔디밭에 뒹굴어 주인의 몸에 불이 옮겨 붙지 못하게 하였다. 이것을 달리 알게 되었는가? 주인이 한 숨 잘 자고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니 자기가 누워있던 가장자리까지는 잔디가 그래도 있고 나머지는 모두 불에 타버렸고, 그 옆에 자기 집 개가 온 몸이 그을려 죽어있었던 모습을 보고 추리한 것이다. 개고기보다 값 싼 쇠고기를 먹고, 고양이 같이 밤에만 다니는 촛불을 꺼야 될 것 같다. 아니면 그 촛불을 금강산으로 몰고 가서 큰 소리로 고양이 같은 총질에 항의하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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