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요일제, 참여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승용차 요일제, 참여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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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기름을 아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많지 않다’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왜 우리나라에는 기름이 없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어린이 백과에서 다수의 공룡이나 동물들이 죽어 퇴적되면서 지반의 압력을 받고 오랜 시간이 지나 기름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을 보고 ‘왜 그 동물들은 우리나라에서 죽지 않고 먼 외국에서 죽어서 우리나라에 이런 불편함을 주는지’ 원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만약 우리나라가 산유국이었으면 아마 엄청난 자원낭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석유소비 세계 6위다. 성인이 되면 자동차부터 구입하는게 습관화 됐을 정도니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가 자랑스럽게(?)도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환경문제와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점차 변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승용차 요일제다.

승용차 요일제란 참여자가 일주일 중 하루를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는 날로 정해 실천하는 시민운동이다. 울산시의 경우 2012년 4월부터 지난 3월말까지 3만8천79대가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울산시 차량(41만 954대)의 9.3%에 이르는 수치다.

요일별로 보면 월요일에 8천26대, 화요일 1만1천329대, 수요일 9천447대, 목요일 6천359대, 금요일 2천918대로 화요일과 수요일 참여자가 가장 많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범시민적 공감대 형성과 더불어 자동차세 5% 감면과 같은 인센티브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2016년까지 2년간 시민들이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참여한다면 하루에 승용차 6만대가 운행하지 않을 경우, 연간 유류비를 700억원 절감할 수 있고 교통사고 사상자가 15%나 감소한다고 한다.

또 승용차 요일제 가맹점 등록업체들은 올해 요일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쿠폰 및 참여확인증을 제시하면 일정비율(5~10%) 만큼 할인해준다. 행정기관은 가맹점업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함으로써 업체들이 매출증대를 통한 이윤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시책보다 실천이다. 할인만 해주고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탈퇴하는 업체들이 있다. 행정기관 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이 관심을 갖고 홍보맨으로 활동해야 제도의 본 취지가 퇴색되지 않고 활성화될 수 있다. 동시에 행정기관도 자가용 이용을 줄여나가기 위해 적극적인 행정을 추진해야 하며 요일제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직접 기업체를 방문하는 등 집중적인 홍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

모든 일에 잘되고 못되는 성공률이 있듯이 이번 시책도 행정기관과 시민들의 의지에 따라 성공여부가 가늠될 것이다. 모든 시민이 공감하고 동참할 땐 큰 힘을 발휘하겠지만 ‘나는 빠져도 되겠지’ 하는 식의 안일한 생각으로 대응하면 이 시책은 가랑비에 옷 졌듯이 서서히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중에는 생계와 직결돼 부득불 참여치 못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주1회 정도 운행하지 않아도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이다.

도심 교통체증완화와 주차난해소 등 대중교통이용 정착화에 기반이 되는 승용차 요일제에 다같이 동참하길 바란다.

<최병선 동구청 교통행정과 교통행정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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