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석유소비 세계 6위다. 성인이 되면 자동차부터 구입하는게 습관화 됐을 정도니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가 자랑스럽게(?)도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환경문제와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점차 변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승용차 요일제다.
승용차 요일제란 참여자가 일주일 중 하루를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는 날로 정해 실천하는 시민운동이다. 울산시의 경우 2012년 4월부터 지난 3월말까지 3만8천79대가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울산시 차량(41만 954대)의 9.3%에 이르는 수치다.
요일별로 보면 월요일에 8천26대, 화요일 1만1천329대, 수요일 9천447대, 목요일 6천359대, 금요일 2천918대로 화요일과 수요일 참여자가 가장 많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범시민적 공감대 형성과 더불어 자동차세 5% 감면과 같은 인센티브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2016년까지 2년간 시민들이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참여한다면 하루에 승용차 6만대가 운행하지 않을 경우, 연간 유류비를 700억원 절감할 수 있고 교통사고 사상자가 15%나 감소한다고 한다.
또 승용차 요일제 가맹점 등록업체들은 올해 요일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쿠폰 및 참여확인증을 제시하면 일정비율(5~10%) 만큼 할인해준다. 행정기관은 가맹점업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함으로써 업체들이 매출증대를 통한 이윤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시책보다 실천이다. 할인만 해주고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탈퇴하는 업체들이 있다. 행정기관 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이 관심을 갖고 홍보맨으로 활동해야 제도의 본 취지가 퇴색되지 않고 활성화될 수 있다. 동시에 행정기관도 자가용 이용을 줄여나가기 위해 적극적인 행정을 추진해야 하며 요일제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직접 기업체를 방문하는 등 집중적인 홍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
모든 일에 잘되고 못되는 성공률이 있듯이 이번 시책도 행정기관과 시민들의 의지에 따라 성공여부가 가늠될 것이다. 모든 시민이 공감하고 동참할 땐 큰 힘을 발휘하겠지만 ‘나는 빠져도 되겠지’ 하는 식의 안일한 생각으로 대응하면 이 시책은 가랑비에 옷 졌듯이 서서히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중에는 생계와 직결돼 부득불 참여치 못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주1회 정도 운행하지 않아도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이다.
도심 교통체증완화와 주차난해소 등 대중교통이용 정착화에 기반이 되는 승용차 요일제에 다같이 동참하길 바란다.
<최병선 동구청 교통행정과 교통행정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