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도시 재생사업에 대한 소고(小考)
중구 도시 재생사업에 대한 소고(小考)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2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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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및 도심 재개발 사업이 몇 년 전부터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이 무엇인지, 또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모른 사람들이 많다.

도시재생 사업을 ‘단기적 성과주의’로 추진했을 경우 단순히 건물만 뜯어고치는 재개발과 재건축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 사업을 추진했던 일부 도시가 실패한 것도 그 때문이다. 통상적인 재개발사업과 혼동함으로써 오히려 도시 본래의 정체성을 잃고 말았다. 건물을 모조리 헐어내고 뜯어 고치는 것은 도시재생사업의 기본개념에서 벗어난 것이다.

도시재생은 물리적 재편뿐만 아니라 도시를 에워싼 경제·사회·문화·환경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이 도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보물단지가 될지는 지자체의 관심과 민관의 협력정도에 달려있다.

새로운 것을 위해 원래의 것을 파괴하는 일이 당연시 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도시재생 사업의 실패 사례인 서울 송파구 ‘가든 파이브’처럼 개장 후 저조한 분양률과 엄청난 부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경우도 있고 대구 북성로 공구골목, 전주 한옥마을처럼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이 성공한 경우도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행정이 일관성과 중장기적인 비전 및 현지 입주자와 파트너십을 갖고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물리적 환경개선에 치중한 재개발·재건축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자체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됐을 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에 도시재생 담당부서가 만들어진 것도 비교적 최근이다.

최근 중구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많은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문화행사를 개최해 외지사람들이 보다 많이 모이게 하고, 중구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재래시장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또 선진지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과거 울산시의 종갓집인 중구의 위상을 다시 찾기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다.

중구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경우 우선 쇠퇴상가지역 재생사업, 노후주거지역재생사업 및 도시환경인프라 녹색재생사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도시재생 유관기관 네트워크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전주의 도시재생사업에서 보듯이 전통의 한옥마을을 유지·보존하고 가로 환경을 정비해 새로운 문화 인프라를 조성함으로써 전주국제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중구도 도시재생사업 추진할 경우 북정, 성남동 지역의 고옥을 보존해 특화된 문화 지역을 조성하고 신·구의 조화를 통한 균형 있는 개발을 추진해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울산시의 종갓집인 중구지역은 울산읍성 등 전국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성곽이 존재했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근대화, 현대화란 명목으로 많은 문화유적이 훼손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중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때는 무엇보다 신·구의 조화를 이룬 균형 있는 개발과 문화유적의 보존이 실행돼야 한다.

그럴 경우 중구도 서울의 덕수궁 돌담길처럼 소담스럽게 걸을 수 있는 골목길과 옛 정취가 풍기는 고옥으로 깔끔한 도시재생사업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동시에 문화 중구, 울산 종갓집 중구로서의 위상도 확립하게 될 것이다.

<이금복 중구청 세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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