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가 바로 선 나라, 우리가 만들어야
기초질서가 바로 선 나라, 우리가 만들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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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운전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무단 횡단자를 가까스로 피해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자신이 무단횡단의 주체가 돼 안일한 생각으로 범법행위를 하다 교통사고를 당할 뻔 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길을 건너 오가는 행위는 우리가 하루를 보내며 수십 번 반복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일부이지만 무단횡단은 본인의 목숨은 물론 자칫 타인의 인생까지 흔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무단 횡단하던 50대, 차량 2대에 연달아 치여 숨져’, ‘경부고속도로서 무단횡단 추정 1명 차에 치여 숨져’, ‘새벽길 무단횡단 우유배달원 승용차에 치여 숨져’, ‘무단횡단 제지하는 여경 폭행한 40대 구속’…. 모조리 무단횡단과 관련된 신문기사 제목이다. 이렇듯 작년과 올해 신문 타이틀에서 보다시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행하는 무단횡단이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희생시킬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동시에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언젠가 한번 필자도 부산 시내를 누비다가 왕복 8차로 횡단보도에서 보행자신호를 기다리다 무심코 차도 쪽으로 몸을 기울였는데 뒤로 물러나라는 무단횡단 감지음성경고 시스템을 경험한 적이 있다. 웬 각목같이 생긴 짧은 사각기둥 두 개가 횡단보도 시작점에 설치돼 있나 의아해하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다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흠칫 놀라서 당황하긴 했으나 유심히 살펴보니 각 마주보는 면에 센서가 부착돼 횡단보도 앞쪽으로 몸을 내밀 경우 경고 방송이 나가도록 돼 있었다. 필자도 그날 차도 가까이서 신호를 기다리다 그런 경고의 외침을 들은 셈이다. 우리가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혹은 안일하게 사고를 조장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반증의 발명품이기도 하다.

이렇듯 우리는 현대 우리사회가 만든 조급증이 부른 폐해에 대해 이제 방관해서는 안된다. 또한 1~2분 빨리 지나가려다 일생을 빨리 가는 수가 있음을 우린 간과해서도 더욱 안된다.

육상선수 저리가라 냅다 뛰고 보는 아주머니, 파란불이든 빨간불이든 내가 가는 길이 곧 진리다! 양반걸음으로 걷는 어르신들, 몇 발만 걸어가면 지나가는 좁은 횡단보도에서 파란신호를 기다리는 것은 바보나 하는 행동이라 듯 쿨하고 당당하게 지나가는 젊은이들.

이것이 현재 우리의 현실이고 또한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당연하고 옳은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는 것이 마치 어리석은 이들의 전유물인 양 생각의 오류를 범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연의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자각과 실천이다.

선진국다운 대한민국의 면모를 널리 알리기 위해선 무단횡단 근절과 같이 기초질서부터 먼저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 하나쯤이야 혹은 이거쯤이야 하는 사소한 불씨 같은 생각에 따른 우리의 위험한 행동은 우리의 밝은 미래도 평범한 일상도 모두 다 앗아가 버릴 수 있다. 기초질서가 바로 선 나라,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해선 우리의 작은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송은주 동부서 남목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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