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울산에도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울산에도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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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이었던 성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려고 걸었던 길이다. 또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약 800㎞에 이르는 길이며 소설가 파울로 코엘로가 소설 ‘순례자’의 영감을 받은 길이기도 하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지금은 범세계적인 성지순례 길이 됐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2012년 말 기준, 약 19만2천명이 다녀갔으며 순례참가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 길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긴 하지만 다른 종교인이나 일반인도 많이 찾고 있으며 자기성찰 또는 힐링(healing)의 길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제주 올레길도 그에 못지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제주 올레길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모티브를 받아 만들어진 것인데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언론인 서명숙 씨를 통해 조성됐다.

제주도를 걸으면서 제주도를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제주도 관광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 제주 올레길의 성공이 전국적으로 많은 ‘길’들을 양산하는 계기가 됐다.

울산에도 그런 길이 많다. 어울길, 솔마루길, 중구 둘레길 등 많은 길들이 조성돼 있어 그 유행이 범상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어울길은 울산의 5개 구·군의 길과 길,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이 서로 어울리고 화합하면서 우리 고장을 스스로 받들자는 의미로 조성된 것으로서 총 7개 구간에 총 75㎞의 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또 솔마루길은 남구의 선암호수공원에서 시작해 신선산, 울산대공원, 문수국제양궁장, 삼호산, 남산, 태화강 둔치까지 연결하는 총 24㎞의 도심순환 산책로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렇게 조성된 길은 등산로나 산책로 등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 길에 대한 의미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한편, 울산은 타 지역에 비해 많은 천주교 성지가 여러 군데 분포하고 있다. 특히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전해질 때 매우 많은 박해를 받았기에 신자들의 피난처로 산세가 험난하면서도 시가지와 가까워 정보획득이 용이한 영남알프스 인근으로 많이 모여들었었다. 죽림굴, 살티공소, 궁근정공소, 탑곡공소, 인보공소 등이 그것이라 할 수 있는데, 언양성당을 비롯해 이들 시설들이 가지는 의미는 종교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사적 유물로도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성지가 언양을 중심으로 일정지역에 고르게 입지하고 있어 이들을 서로 이어주고 자원화 할 필요가 있다. 즉 개별적으로 보면 하나의 성지이나 이들을 서로 이어줌으로써 하나의 길로 형성될 것이며, 이 길은 여타 다른 길과는 다른 종교적인 성격이 짙으면서도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어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유사한 길로써 의미를 부여 될 수 있다.

비록 그 길은 산티아고처럼 긴 여정의 길은 아니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고 참회하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며, 교인들은 박해당시 선조들의 고통과 정신을 본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차원에서는 관광의 의미로서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은 그 길을 걸을 때만 비로써 그 가치를 얻게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분명히 울산에도 있다.

<변일용 울발연 도시공간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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