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동구 사진을 찾습니다
추억의 동구 사진을 찾습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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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追憶)이란, 지난 일을 돌이켜 보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첫사랑의 추억, 변함없는 어머니의 손 맛, 추억의 양철 도시락, 수학여행의 추억, 추억의 장소 등 개인마다 다르지만 추억은 지울 수 없고 아름답기 때문에 가슴깊이 간직됩니다.

저는 가끔 추억의 사진들을 넘겨봅니다. 두 아들 녀석들의 어린시절 모습을 사진으로 많이 찍었습니다. 아들이라 그랬는지 두 녀석은 어린 시절 하의를 잘 입지 않아 사진 대부분이 하체가 노출된 사진이 많습니다. 둘째 녀석이 사춘기 무렵 사진첩을 보고는 어린시절 자기 사진에다 하체의 중요한 부분을 접착 메모지로 다 붙여 놓았습니다. 커서 보니 부끄러웠던 모양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 제가 그 메모지를 없애 버리고 아들 녀석에게 다시 사진첩을 보여주니 지금은 성인이 돼서인지 씩 웃더군요. 추억의 사진 한 장 속 자신을 사랑하기에 떠올리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구는 지난해부터 ‘추억의 동구 사진을 찾습니다’ 라는 주제로 동구의 옛 모습을 간직한 다양한 사진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동안 74점이 접수됐는데 접수된 사진들의 다양한 내용과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의 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81세인 최정화 할머니는 1949년 방어진수산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여학생 시절 여름 방학 중 학교에 나갔다가 교장선생님과 세분의 선생님, 또래 여학생 14명이 교무실이 보이는 학교 정원을 배경으로 찍은 흑백사진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가 추억의 동구사진으로 보내 주셨습니다. 할머니는 65년 전 단발머리 소녀 시절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분은 1983년 8살이 되던 해 3월, 전하초등학교에서 왼쪽 가슴에 콧물을 닦는 하얀 손수건과 이름표를 달고 엄마와 함께 교실에서 입학식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사진 속에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초록색 책상과 나무의자, 교실 한가운데 자리잡은 난로는 어린시절의 많은 추억을 떠올려 준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사진은 1983년 전하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부모님과 동행해 반 배정을 받고 학교 운동장에 집결한 뒤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 줄을 맞추고 있는 사진인데 당시 입학생이 10개 학급에 50여명의 친구들이 한 반을 이루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1967년 현대중공업 전하문 왼쪽 오좌불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 1978년 현대쇼핑센터(현재 현대백화점 동구점)건물 앞에서 찍은 사진, 지금은 재개발된 1980년대 만세대 아파트 베란다에서 찍은 사진, 1981년 대왕암공원 도로가에서 친정아버지, 여동생과 찍은 사진, 1988년 화정동 재개발로 이사가기 전날 찍은 사진 등 동구의 옛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들입니다.

이렇듯 개인의 소중한 사진 한 장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동구의 옛 모습을 볼 수 있고 추억을 공유하는 기록으로 남는다면 먼 훗날 이 한 장의 사진가치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추억의 동구사진을 모으는 것은 옛 사진 한 장에 담긴 추억을 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소풍날, 학교생활, 가족 나들이, 일상생활, 동구의 자연환경이나 인문환경 등 현재는 찾아보기 힘든 과거의 모습과 동구를 소재로 촬영된 사진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채택된 사진은 동구의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며 소정의 저작료를 드립니다. 채택된 자료들은 잘 보관해 추억의 사진전도 개최하고 사진집도 발간해 영구히 보존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추억을 기다려봅니다.

<박동석 동구 문화체육과 홍보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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