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준비돼 있나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준비돼 있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1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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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미래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한 출산장려정책과 육아정책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있다.

우리는 내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길 바란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우리는 희생을 감수하기도 한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는 일명 ‘헬리콥터 맘’도 다소 과장되긴 했지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부모의 마음이다.

이번 의붓딸 사망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피해아이는 전국민의 아이가 됐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국민적인 공감대로 이어졌다.

국민적인 관심은 ‘민심’을 두려워한 국회의원을 움직였다. 수년째 먼지만 쌓여있던 아동학대 관련 특례법이 들끓는 여론을 등에 업고 통과됐다. 전국의 ‘부모’들은 환호했고 이제 모든 게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뿐이다.

아동학대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근거도 어느 정도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만 제대로 시행된다면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학대받는 아동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의 16개, 이곳에 종사하는 전문가도 380여명뿐이다. 이들이 이 모든 시스템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전문가가 학대받는 아동 수십명을 감당해야하는 지경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천차만별인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들 기관의 지원금 문제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흔히 선진국이라 말하는 미국, 영국, 호주에는 우리나라보다 수십배 많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다. 국민의 수와 영토를 감안하더라도 그 차이는 크다. 우리나라에도 현실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최소 50여곳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한 지원, 땅을 파고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우선돼야 할 투자다.

<주성미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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