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살아 숨 쉬는 문화거리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문화거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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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문화거리에 적응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갤러리 대표로 이 거리와 어떻게 어우러져 갈까 생각하면서 나름 고민이 적지 않았다. 중구의회를 찾아가 문화거리 활성화를 위해 시행 중에 있는 점포임대료 지원금을 앞당겨 달라고도 해 봤다. 작가 초대비를 지원해 달라며 졸라 대기도 했다. 이런 일은 중구 문화의 거리 활성화를 염원하고 있는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의기소침해 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사정을 들은 중구청이 지원금을 앞당겨 주는 등 관심을 가져줘 그나마 위안이 된다. 또 올 6월 초에 있을 예정인 ‘중구문화거리 아트 페어’ 때 이 행사를 주최하는 측이 행사기간 중 문화거리 각 갤러리에 작가 초대비와 대관료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니 더욱 기쁘다. 중구 문화거리에서 자리를 편 갤러리들이 운영에 애로를 겪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실에 적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서울 아트페어, 호텔 페어, 화랑미술제 등 이름 있는 전시행사에 참여한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울산의 현실은 아직 한참 뒤진다. 서울은 많은 인구와 문화 예술인들의 활동 폭이 넓은 지역에 걸맞게 소위 ‘상위 1%의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아 관심을 보였다. 울산의 현실에 가슴 답답해하던 필자로선 그나마 서울 아트페어 행사를 다녀오면서 희망이 보여 행사비는 만만치 않지만 속이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울산도 이런 아트페어 전시행사가 열려야 한다. 지난해 중구청 주관으로 문화거리에서 제1회 아트페어 행사를 가졌지만 미흡하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어떤 일이든 시행착오 없이 결과물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런데 중구청과 경상일보가 올 해엔 전년도와 같이 아트페어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궁금하다. 다가오는 6월 중구 문화거리축제 아트 페어 행사에서는 갤러리들을 참여시키지 않는 대신 갤러리 전시장 내에서만 전시를 하도록 하고 대관료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사람들이 갤러리에 들어와서 작품관람을 할지가 의문이다. 문화거리에 행사가 있는 날이면 갤러리와 찻 집 등에는 출입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줄어든다.

지금 필자가 운영하는 갤러리에서는 원로화가이자 서양화가인 이달우 작가가 ‘화려한 변신’이란 주제로 추상화 작품을 전시 중이다. 몇 통의 전화로 관심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가 생각한 만큼 시민들의 호응이 와 닿지 않고 있다. 이런 원로작가의 전시행사가 이 정도인데 과연 ‘아트 페어’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 갤러리를 찾을지 의문스럽다. 이달우 선생님의 작품은 필자가 처음 보는 순간 새싹이 움트는 파릇파릇함이 속삭이는 느낌을 받았다. 77세 원로작가의 이런 감동적인 작품을 볼 때 이에 미치지 못하는 울산 문화의 현주소가 안타깝기만 하다.

수차례 다양한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오면서 작가들 나름의 혼과 특색 있는 작품들을 보고 울산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희망을 가졌다. 그래서 작가들의 영혼이 살아 있고 중구 문화거리가 있는 한 갤러리들의 문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다. 또 필자는 갤러리에서 ‘사람들의 정원’ 이라는 필자 작품 제목처럼 문화거리 정원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원’에 하루하루 물을 주고 필자의 캠퍼스에 중구문화거리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채워나갈 것이다.

<배영숙 로코코 갤러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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