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미소로 마음까지
다정한 미소로 마음까지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4.04.0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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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항의민원인 친절하게 어르신들도 부모님처럼 생각
 

“구청을 찾는 어르신들을 보면 얼마 전 돌아가신 시부모님 생각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울산시 북구청 1층 종합민원실 입구에 서서 항상 환하게 웃으며 민원인을 맞는 직원이 있다.

김혜정(50·여·사진) 안내도우미가 그 주인공.

김씨는 일반직 공무원도 계약직 공무원도 아닌 용역업체 파견 직원이다. 1년씩 계약을 맺어 근무하고 있다. 2012년 6월부터 안내도우미로 근무한 그는 북구청 공무원을 비롯해 민원인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김씨가 청내 안내도우미를 맡은 이후로 구청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까지 들릴 정도다.

김씨는 안내데스크에 가만히 인형처럼 서있는 다른 도우미들과는 다르다.

그는 머리 희끗한 어르신이 보이면 입구까지 달려가서 방문 이유를 묻고, 항의하는 민원인들에게는 얼굴 하나 찌푸리지 않고 응대한다.

북구청 민원실은 각종민원 업무를 보려는 구민들이 하루에 100~200여명 정도 방문한다. 민원인들이 몰릴때는 정신없을 정도지만 다정한 미소와 친절함에 대부분의 구민들이 만족해하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 사이에서 김혜정씨는 한마디로 구세주다.

주민등록등본 등 각종 증명서를 떼기 위해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해야 하는 노인들에게는 김씨가 없으면 안될 존재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20년간 모시던 시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며 “오랜기간 힘겹게 투병생활을 하다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구청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남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년간 아이들을 키우고 시부모님을 봉양하느라 직장생활을 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육아와 살림만 하던 그가 안내도우미로 나서게 된 것은 “사회에 동참하고 싶어서…”라고 수줍게 말했다.

김씨는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 하느라 정작 자신을 잊고 살아왔다”며 “안내도우미로 일하면서 새로운 삶, 색다른 인생을 사는 것 같다”며 현재의 생활에 만족했다.

그는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인터뷰까지 하게 돼 부끄럽다”며 “제 역할이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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