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인성교육의 시작”
“인사는 인성교육의 시작”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4.03.2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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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교문서 전교생과 90도 인사 나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어서 오너라. 밥은 먹었니.”

27일 오전 8시 울산 중구 태화로 제일중학교 정문 앞에서 머리 희끗한 중년의 남성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다. 학생들도 이 남성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두손 모아 인사를 하고 오른편으로 줄지어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이 남성은 다름 아닌 이 학교 장익래(59·사진) 교장이다.

장 교장은 지난 9월 이 학교에 부임한 후 거의 매일 아침 학생들과 만났다. 바로 전에 근무했던 태화중 학생들은 그를 ‘병아리 교장 선생님’이라고도 불렀다. 비가 오는 날이면 노란 우비를 입고 학생들에게 인사를 해서 붙은 별명이었다.

장 교장은 이날 아침 때때로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운동부는 다른 친구들보다 아침밥을 더 든든히 먹어야 한다. 아침밥은 먹고 나왔니?”라며 테니스부원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눴다. 출근하는 한 교사에게는 “어제 그 반에 지각했던 녀석 앞으로 지각하지 않도록 잘 지켜봐 주세요”라고 아침인사를 했다.

1학년 최영훈군은 “입학해서 처음에는 교장 선생님의 90도 인사에 어색하기도 했지만 매일 아침 있는 일이라 이제는 이 모습이 친근하다”면서 “교장 선생님의 인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 교장은 “인사 잘하기는 인성교육의 시작”이라며 “학생들에게 말로 하는 것보다는 내가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교육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교장연수를 갔을 때 그 지역 교장들이 등굣길에 망토를 입고 나와 ‘굿모닝, 굿모닝’ 인사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매일 아침 전교생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일은 교사로서 당연히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등굣길 인사는 거르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울주군 구영리에서 제일중 앞 도로로 매일 출근을 한다는 한 학부모는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내 두 아들이 제일중에 다니지 않지만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일일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교문지기 선생님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겠구나’ 안심이 된다”면서 “이 선생님이야 말로 이 시대의 스승상”이라고 칭찬의 글을 남겼다.

양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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