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특별협의
암초 만난 특별협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3.0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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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울산·아산·전주)의 의견차 때문에 사내하청 특별협의 재개가 암초를 만났다.

지난달 말 현대차와 노조는 사내하청 특별협의 재개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된 특별협의 재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그러나 지난 4일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비정규직 3지회 등이 참석해 실시한 노조 간담회에서 내부조율 실패로 재개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비정규직 3지회 가운데 울산지회가 특별협의 재개를 완강히 반대하는 등 노조끼리 서로 다른 입장으로 엇박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손배소와 가압류 철회, 신규채용 중단, 해고자 복직 등 선결조건 이행을 강력히 요구해 온 울산지회와 한 배를 탄 아산, 전주 등 비정규직지회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갈리고 있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울산지회의 반대논리는 ‘회사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즉 회사가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 선결요구조건을 받아들여야 특별협의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아산지회는 일단 특별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견해이며, 전주지회는 원칙적으로 아산지회와 의견을 같이하나 울산지회 의견도 저버릴 수 없다는 유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산지회와 마찬가지로 ‘우선 재개’를 외치는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의 설득작업이 울산지회를 특별협의 자리로 불러오게 할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울산지회가 하청문제를 해결할 다른 대안이 있다면 굳이 특별협의에 나올 이유가 없다. 현 시점에서는 울산지회가 특별협의 재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별협의 외의 대안은 아직 그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협의를 마다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듯 싶다. 요구 조건은 협의 석상에서 논하면 된다.

또한 요구조건이 100% 관철되는 교섭이나 협의가 가능한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노(勞)나 사(使)나 마찬가지다. 모든 협상은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될 노조간담회가 어떤 결론으로 끝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승혁 취재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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