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저우(蘇州)의 멋
쑤저우(蘇州)의 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2.2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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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정원.

장쑤성(江蘇省)에 속해 있는 고도(古都) 쑤저우는 춘추전국시절 오나라의 거점으로 수많은 유적이 남아있다. 또한 항저우(杭州)와 함께 ‘쑤항’의 명칭을 얻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으로 명성이 높다. 울산대와 자매대학인 쑤저우대학과 교류 방문하면서 늘 쑤저우의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역사도시의 멋에 빠져들곤 한다.

쑤저우를 대표하는 졸정원은 남방 건축양식인 아기자기한 풍모를 간직하며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건축물, 그리고 창을 통해 비쳐지는 나무, 돌, 호수의 짜임새 있는 구조는 쑤저우의 유원, 베이징의 이화원, 청더의 이궁과 함께 중국 4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고 유네스코에도 등록될 만큼 빼어나다.

▲ 호구의 운암사탑.
물의 도시 쑤저우는 어디를 가도 물길과 호수로 과객을 반긴다. 위아래로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운하도 지나간다. 그래서 쑤저우는 정원과 물과 미인의 도시라는 말이 있다. 물이 많으니 자연스레 다리도 많다. 다리 모양은 섬세하면서도 고풍스럽다. 양(梁)나라 519년에 세워진 고찰인 한산사로 가는 길에는 풍교(楓橋)라고 불리는 다리가 있다. 당나라 장계의 ‘풍교야박(楓橋夜泊)’ 이라는 시에 등장하며 한산사와 함께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장안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갔다가 고배를 마시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장계는 그가 탄 배가 풍교와 강촌교 사이에 머물렀을 때 한산사의 종소리를 듣게 된다. 수심에 차 있던 장계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며 이곳 경치에 빗대어 자신의 낙담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달은 지고 까마귀 우니 서리만 하늘에 가득한데, 강가 고기잡이배의 불빛에 근심에 차 잠 못 이루네. 오랜 소주성 밖 한산사, 한밤중 종소리가 나그네 뱃전까지 이르네’

지금도 각종 물자를 실은 화물 선박이 오가는 모습 속에서 당시 장계의 낙심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듯 선하다.

이와 함께 쑤저우의 호구(虎邱)도 대표적 유적지다. 송대 문인 소동파가 “쑤저우에 와서 호구를 구경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라고 할 정도로 경치가 아름답다. 원래 춘추시대 오나라 왕 합려의 묘지였으며 장례지낸지 3일째 되던 날 백호 한 마리가 나타나 능을 지켰다는 전설에서 호구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입구에는 칼로 베어낸 듯 둘로 갈라진 시검석(試劍石)이 있는데, 전설에는 오왕 합려가 천하의 명검을 시험해 보기 위해 잘랐다고 한다. 검지(劍池)라는 연못도 있는데, 합려를 묻을 때 그가 아끼던 애검 3천자루를 함께 묻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호구 정상에는 호구탑이 있다. 높이 47.5m의 호구 탑은 소주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건축물로서 북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마치 피사의 사탑을 연상시킨다.

▲ 태호.

쑤저우는 멋과 함께 맛도 뛰어나다. 태호에서 잡아 올린 백어, 은어, 백하와 양징후의 털게 맛은 비할 수 없이 뛰어나다. 쑤저우 사람들은 매일 민물생선요리를 즐긴다. 중심가인 관전가에 가면 특산인 계두두, 연어요리인 송서계어(松鼠桂魚)와 함께 벽라춘이라는 차도 맛볼 수 있다.

멋과 맛의 역사도시이면서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싱가폴 이광요 전 수상이 일찍이 첨단산업 기지로 육성하여 제2의 싱가폴로 불릴 만큼 경제적으로 풍요롭다. 우리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다.

이제 쑤저우는 멋과 맛이 담긴 고대 역사도시이자 새로운 활력이 넘치는 현대화 도시로서 매력이 넘치는 곳임에 틀림없다.

<이인택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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