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행복도와 삶의 질이 향상되는 도시
주민 행복도와 삶의 질이 향상되는 도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2.24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흔히 21세기를 ‘도시의 시대’ 라고 한다. 중동의 두바이 사례에서 보듯이 도시는 국가의 일부로서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대변한다. 국가 간 경쟁보다 도시 간의 경쟁과 도시 브랜드가 더욱 중요해졌다. 유엔의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도시인구는 이미 2007년을 기점으로 인류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의 속도만큼이나 가파르게 진행된 ‘도시화’ 때문에 인구의 90%가 도시에 몰려 있어 ‘도시국가’ 라 부를만하다.

이달 초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중앙의 모 일간지가 공동으로 전국 16개 광역지자체와 230개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한 ‘전국 지자체 평가 행복도 순위’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울산시가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중 제주도에 이어 주민 행복도 2위를 차지했다. 기초단체별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국 상위 30위 안에 동구와 남구가 공동 13위로 평가돼 있으며 중구도 25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관적 행복감 크기를 비롯한 8개 부문 생활 만족도 조사 및 16가지 행정 서비스 만족도를 매긴 부문별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와 사뭇 다르다. 산업수도를 자처하는 울산광역시는 취업여건 만족도 전국 1위, 직장생활 만족도 전국 2위, 경제상태 만족도 전국 2위, 주거상태 만족도 전국 3위 등 경제부문 만족도에서는 전국 최상위권이다. 반면에 소방방재상태 만족도는 전국 꼴찌에서 세 번째인 13위, 치안 및 사회질서 유지 만족도는 ‘전국 꼴찌’ 라는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 쉽게 표현해 울산은 먹고 살기에는 좋은 곳이지만 안전한 도시로서의 도시 브랜드는 최하위권인 셈이다.

작년 11월에 발표된 또 다른 ‘살기 좋은 도시’ 평가 방식의 하나인 ‘도시명성지수(CIRCLE)’에서도 ‘지자체 평가 행복도 순위’ 와 마찬가지로 전국 1위는 과천시가 차지했고 이어서 전주, 김해시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울산광역시는 전국 광역 지자체 중 꼴찌를 차지하는 ‘뜻밖의 굴욕’ 을 당했다. 기존의 경제력 등 양적 지표가 도시의 명성과 브랜드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아님을 보여준 ‘도시명성지수’ 는 울산광역시가 경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발전성’을 제외한 ‘일상 생활성’, ‘정체성’, ‘여유로움’, ‘문화교양’, ‘열정’ 등 5개 측정항목에서 왜 낮은 평가를 받았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성찰해 보아야 한다. 특정한 경쟁 요소의 평면적 평가가 아닌 울산광역시의 인간적 가치(시민), 시간적 가치(역사), 공간적 가치(환경)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인 ‘머서’에 의한 ‘전 세계 도시 삶의 질 평가’ 결과 1위를 차지한 오스트리아 빈과 스위스 취리히, 뉴질랜드 오클랜드는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에서 100대 도시에 랭크된 싱가포르, 도쿄, 고베, 요코하마, 오사카를 부러워만 하지 말고 주민 행복도와 삶의 질이 우수한 세계 100대 도시에 울산광역시가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00여일 앞둔 이번 지방선거는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지연, 학연, 혈연, 이념과 정당 그리고 인물론에만 매달리지 말고 진정 ‘주민 행복’ 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 을 위한 도시설계, 도시 만들기 정책 검증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길거리에서 ‘조폭 식 깍두기 인사’ 만 잘하면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주민을 바보 취급하는 후보를 찍지 말자. 깨어있는 유권자로서의 정책참여와 정책소통을 통한 시민정치, 생활정치의 복원과 책임행정, 정책선거의 실현만이 건강한 도시, 안전한 도시, 행복한 도시 울산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송진호 울산 YMCA 사무총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