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소감
‘백화점’소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2.1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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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인 ‘설날’이 어제 같았는데 벌써 보름이 지난 것 같다. 지난 설날에는 부득이 고향에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연로하신 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시고 개인적인 사정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다. 고향 큰집에서 명절 차례를 지낼 때는 가족 친척들 4대의 인원이 40여명이 모인다. 먼저 1차로 큰집에서 지내고, 그 다음 작은집으로 이동하여 순서대로 세 번이나 차례를 지낸다. 아무튼 명절답게 시끌벅적하다. 울산에 사는 필자는 올해는 어쩔 수 없이 따로 쇠게 됐다.

그래도 명절음식은 기본으로 먹은 것 같다. 떡국은 쌀을 사서 어느 정도 부풀려 동네방앗간에 갖고 가 하얀 가래떡으로 뽑아 썰어 먹었다. 강정은 동네시장에서 몇 봉지 샀고, 과일 등 나머지 필요한 것은 농수산물센터에 가 신선한 것으로 골랐다. 겸하여 전통시장도 가보고 도심 속의 백화점에 가서 눈에 띄는 것도 샀다.

이왕 ‘백화점’이야기가 나왔으니 오늘은 그것에 대하여 알아보자. 교통·통신·광고·대량생산 체제의 발달로 백화점은 대량판매 기구로 발달되었다. 잠깐 주된 나라의 백화점을 살펴보면, 먼저 프랑스는 1852년 처음으로 파리에 봉마르셰(Bon Marche)를 개점하였다. 미국은 1858년에 메이시(Macy), 영국은 1863년 휘틀리(Whi teley), 독일은 1870년 베르트하임(Wert heim)을 차례로 개설했다.

그리고 한국에 처음 보인 것은 일본의 미츠코시(三越)가 일제강점기 1906년 서울에 지점을 설립하면서부터다. 초창기 충무로 1가에 있었지만 1927년 지금의 신세계 백화점 자리에 현대식 건물을 착공, 1934년에 이전했다. 그러나 한국인이 설립한 최초의 백화점은 1916년 종로 2가에 설립한 ‘김윤(金潤)백화점’인데 단지 도자기·철물류를 판매하는 잡화점에 불과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은 1673년에 개점한 ‘미츠코시’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창업자는 에도시대의 전설적인 거상이고 일본 최대의 재벌그룹 미츠이(三井)상사를 설립한 ‘미츠이 다카도시’(三井高利·1622~1694)다. 그는 340년 전에 벌써 고객 중심의 경영을 도입해 실천한 대표적 인물이다. 즉, ‘현금, 에누리 없음’(소위 정찰판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매우 획기적인 방법을 취했다. 영국 프랑스 등 비교적 선진 상업민족보다 1세기 전의 일이라 생각하면 놀랍다.

잠깐 이 백화점을 좀 더 알아보자. 동경 니혼바시(日本橋)에 본점을 둔 국제백화점으로, 미국 영국 홍콩 대만 등에 지점이 있고, 동경도내에 대형점이 세개, 지방에 열다섯개가 있다. 더욱이 소형점은 지방에 스물아홉개나 자리하고 있다. 본점을 가기 위해서는 동경 메트로긴자선(メトロ銀座線)의 미츠코시마에(三越前)라는 지하철역을 나오면 그대로 미츠코시의 지하 일층 점내로 직접 통할 수 있게끔 돼 있다. 진귀하게도 1952년에 팔렝케(Palenque)의 왕묘에서 발굴된 ‘마야의 비취가면’을 전시한 적이 있고, 아폴로 12호가 채취한 월석(月石)을 전시한 일도 있다.

이와 같이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팔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패션의 전시판매장도 아니다. 그런 것을 초월한 대상이다. 도시 생활자에게는 필요 불가결한 것으로 그 나라 민족문화의 상징물이기까지 하다. 반드시 그 나라 도심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또한 백화점이야말로 관광의 대상이며 생활의 정보원(源)이다. 서양을 보는 창이 될 수 있고 동양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현대의 지표인 것이다.

17세기 중엽부터 오늘까지 340여년이라는 역사를 갖은 일본의 미츠코시 백화점은, 지하 1층에서 옥상까지 전통의상에서부터 미니스커트까지 그들의 모습이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어 살아있는 듯하다.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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