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빅토르 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2.16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빅토르 안’ 아니 ‘안현수’는 잠시 잊혀졌었다. 그런 그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사람이 됐다. 특히 안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천500m 동메달 획득에 이어 쇼트트랙 남자 1천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 언론 기사에 언급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것은 조던이 미국 대표팀과 불화를 겪은 끝에 쿠바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사건”, “안현수는 한국을 위해 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한국 대표팀은 그를 원하지 않았다”, “빅토르 안이 한국을 향해 복수하는 데에 성공하고 러시아를 위해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올림픽 3관왕으로 길러진 선수가 러시아에서 새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영웅이 됐다”는 내용들이었다.

미국 언론들의 반응은 자국의 뛰어난 인재였던 안 선수를 외면한 한국을 비꼬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국내 여론은 안 선수 문제의 발단을 제공한 빙상연맹과 체육계, 나아가 우리 사회의 파벌주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겁다. 특히 얼마전 박근혜 대통령이 안 선수의 문제와 관련해 한 발언에 이어서 정치권까지 가세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변인은 지난주 논평에서 “제2의 안현수·추성훈 선수를 막아야 한다”며 “체육계의 파벌과 특권 쌓기 등의 부조리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논평은 이어 체육계를 정면으로 논박하면서 정부에 체육계의 부조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성남시청이 2010년 재정악화를 이유로 15개 체육팀 중 하키, 펜싱, 육상 3종목을 제외한 모든 팀을 해체한 것에 대해, 안 선수의 귀화를 초래한 성남시청 쇼트트랙팀 해체 역시 시장 개인 욕심에 희생된 것이란 주장까지 제기됐다.

지금 많은 국민이 소치동계올림픽을 새벽잠도 설쳐가면서 지켜보고 있다. 밤 11시 30분쯤이면 치킨집 등 야식집에서는 주문을 받느라 바쁘고, 올림픽 시청률이 50%에 가깝다고 한다. 올림픽이라는 각본없는 스포츠 드라마의 감동을 보기 위해서다. 그 감동의 이야기들 속 한 페이지에 안 선수의 모습이 새겨지고 있다.

우리가 망각했던 ‘빅토르 안’의 지금 모습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남구 신정동 김민수>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