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정답은 없다
세상살이 정답은 없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1.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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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우리만큼 시끄러운 나라는 없을 것 같다. 그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자기 몫이 작다는 소리들이다. 무엇을 얼마나 더 주어야 속이 차서 조용해 질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 명쾌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요구조건들 가운데 기초노령연금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직접 대국민 홍보에 나섰는데 그 첫 행보가 지난 9일 충남 아산에 있는 순천향대에서였다.

장관은 기초노령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10만원이 채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일궈낸 노령연금 대상자의 빈곤문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제도의 시행을 위한 재원은 국민연금기금을 사용하지 않고 전액 조세를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10명 가운데 7명이 지급 대상이 될 것이고 90%는 20만원을 모두 받게 되며, 차등 지급이 불가피한 것은 국민연금제도가 아직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장관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올해 5조2천억원의 예산은 확보됐으나 법이 통과되지 않아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게 준다. 많이 준다’를 두고 논쟁을 하고 시끄럽게 해야 할 노인들은 정작 가만히 있는데 왜, 무엇 때문에 아직 한 참 더 지나야 할 일을 앞당겨 다른 사람들이 시끄럽게 피곤한 노인들을 더 괴롭히는가.

장관은 학생들에게 “지금은 61세부터 연금을 받는데 여러분들은 65세부터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불리한 것 아닌가 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근로소득이 지금보다 5년 이상 늘어날 것이고, 받는 기간도 지금 세대보다 많이 늘어날 것이다. 또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하면 후세대들에게 불리한가? 라는 질문은 오랫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이면 잘 안다. 이 제도는 어느 특정세대에게 불리한 제도가 아니다. 그리고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이유는 국민연금을 장기간 가입한 사람들이 늘어나므로 그만큼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요소가 있다. 그게 바로 정부가 의도하는 바이다. 지출이 줄어들지 않으면 그만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생각한다면 불리한 것이 아니다. 나중에 30∼40년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한 후세들이 기초연금을 덜 받아 재정이 줄어들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형평성이 아닌가” 라고 이해 시켰다고 한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글을 읽었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는 노인을 위한 도시를 건설 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고령친화도시 건설을 위한 지침을 개발해 ‘세계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런데 공개된 지도에는 총 35개 도시가 표시돼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없다고 한다.

한국의 노인들은 외계인이란 소리인가. 그래서 노인복지가 언제 갑자기 짠! 하고 나타 것인가.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 낸 동력은 바로 이 시간 누군가가가 노리개 마냥 주물럭거리고 있는 기초노령연금 수혜자, 우리 어르신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어르신들을 매개로 소란피우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연금이 어르신들의 손에 쥐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권오성 국민연금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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