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수록 꽉찬~ 하얀 속살의 유혹
추울수록 꽉찬~ 하얀 속살의 유혹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4.01.1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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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정자항 ‘정자대게직판장’
▲ 추울수록 살이 찬다는 정자대게. 속살이 부드럽고 단맛이 난다.

“대게는 날씨가 추울수록 살이 차고 단맛이 돌아요”

울산시 북구 강동동 정자항에서 13년째 ‘정자대게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희(52)씨의 말이다.

박씨는 이 지역 출신으로 울산시내에서 쌀 도매업을 하다 2002년 친정 마을로 돌아와 대게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정자항에서 대게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이다. 정자항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가자미 잡이가 주를 이룬다. 예전에도 가자미 그물에 대게가 더러 걸려들었다. 정자 연안에 대게가 대량으로 서식한다는 것은 국립수산과학원 조사로 밝혀졌다.

▲ 대게된장찌게.

한때는 정자항에서 연근해 어선 40여척이 대게잡이에 나섰다. 그러나 지금은 채산성이 비교적 좋은 가자미잡이에 밀려 대게잡이 어선은 많이 줄었다.

박씨는 정자산 대게는 러시아산 킹크랩처럼 살이 많지는 않지만 살이 부드러워 맛이 한층 더 난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정자대게는 장맛에서 러시아산은 물론 강원도산과도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황갈색을 띠고 있는 정자대게의 장은 쑥색의 강원도산 대게의 장보다 훨씬 고소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자대게를 먹을 때는 게딱지에 따뜻한 쌀밥을 비벼서 먹는 것을 빠뜨리면 안 된다고 한다. 정자산은 강원도산에 비해 다리는 짧지만 몸통이 커 몸통살맛이 훨씬 좋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국내에서는 대게잡이가 12월 1일부터 이듬해 4월 30일까지만 허용된다. 정자대게도 이때만 맛볼 수 있다. 나머지 기간에는 러시아산 킹크랩이나 캐나다산 랍스터 밖에 없다.

▲ 전남 순천에서 담근 된장.

정자대게직판장에서는 1층에서 고른 대게나 킹크랩 등을 전망이 좋은 2층에서 먹을 수 있다. 대게는 공급이 일정하지 않아 가격도 그 때마다 다르다. 지난 10일에는 1kg 당 대게는 8만원, 킹크랩은 9만원에 거래됐다. 예년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초장집처럼 운영하는 2층에서는 1인당 4천원을 받는다. 대게를 쪄서 먹기 좋게 잘라준다. 가족단위 손님이 대부분이다. 손님들은 울산을 바롯해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온다.

▲ 정자대게는 장맛이 좋아 게딱지에 밥을 비벼먹는 맛이 일품이다.

박씨는 대게된장찌게를 자신 있게 소개한다. 전남 순천에 있는 박씨의 시댁에서 만든 된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는 맛이라는 것이다. 한 뚝배기에 1만원.

정자대게는 정자항을 마주해 쭉 늘어선 횟집에서 맛볼 수 있다.

강동 앞바다는 지금 미역철이다. 물미역을 둘둘 말아 초장에 찍어 먹는 맛은 덤이다. 글·사진= 강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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