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 경찰’… 치안은…
‘열공 경찰’… 치안은…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4.01.0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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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비 응시 2배 ‘승진경쟁’
“시험 아니면 승진길 없어”

울산 경찰이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올해 승진시험 응시자가 예년에 비해 두배이상 늘어나면서 승진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로 인해 ‘공부만 하는 경찰’ 에 대한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울산경찰청은 오는 18일 경장부터 경정까지 최대 폭의 정기승진시험을 치른다.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9일 이번 시험 승진 응시자는 총 374명으로 직급별로는 ▲경정 7명 ▲경감29명 ▲경위 81명 ▲경사 133명 ▲경장 124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응시자 182명에 비해 두배가 넘는 인원이다.

지난달 경찰청이 인력구조 개선 방안으로 중간간부와 하위직에 대한 시험 승진 인원을 예년보다 대폭 늘려 발표한 게 발단이 됐다. 이번 시험이 승진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라는 인식이 경찰관 사이에 퍼진 것이다.

경찰서는 대입 수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다. 만년 경사부터 새파란 경위까지 참고서와 씨름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근무시간에 사설학원이 제공하는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듣다가 동료에게 핀잔 듣기 일쑤다. 시험철만 되면 경찰 내부에서도 ‘공부만 하는 경찰’ 때문에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이러니 민생치안이 뒷전으로 밀린다는 비판을 듣는다”며 자조섞인 한숨도 나온다.

지역 일선 경찰서 한 경사는 “승진시험이 열흘도 안남았다. 술도 끊고 친구도 끊고 시험공부를 하느라 허리까지 아프다”며 “시험이 아니면 승진할 길이 없는데 어쩌란 말이냐. 승진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경찰은 경찰서 별로 청문감사실을 중심으로 승진시험을 핑계로 근무시간에 수험서를 보거나 기본근무에 소홀하는 경찰관에 대해 감찰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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