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매력은 바로 평범한 사람들의 상식에서 발산된다. 영화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몇 번 나온다. 무모한 일을 가르키는 말이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던진 계란으로도 바위를 깨뜨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법이고 제도는 상식을 구체화 한 것에 불과하다.
새해에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유세 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선거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유권자라는 것이 또한 상식이다. 후보는 유권자의 선택을 기대할 뿐이다.
선거도 지극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유권자가 좋은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좋은 후보를 가리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정치 신인들이야 가능성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존 정치인들은 정치활동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울산시의회 홈페이지에는 의원들의 의정활동 자료를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의원별 의안 발의와 시정질문, 서면질문, 본회의 5분 자유발언 내용들을 간단히 검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회의록과 회의 실황 동영상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구·군의회 홈페이지에서도 해당 의원들의 의정활동 상황을 볼 수 있다. 현역 정치인들의 자질을 평가하는 데는 이런 자료들은 꽤 유용할 것이다.
선거에서 후보의 정치활동 결과는 반드시 평가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들은 본연의 정치활동보다 유권자들의 선심을 얻기 위한 활동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소들은 과감히 걷어 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의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각종 홍보자료들에 현혹돼서도 안 될 것이다.
갑오년은 특별히 청마(靑馬)의 해라고 한다. 그만큼 역동적이라는 뜻일 것이다. 역사는 역시 갑오년이었던 1894년을 기억한다.
갑오농민운동과 그 뒤를 이은 청일전쟁, 갑오개혁 등으로 점철됐던 한 해였다. 농민군은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의 화력에 무참히 스러졌다. 하지만 그 역동적 꿈은 사라질 수 없었다. 그 정신은 항일 의병운동과 일제하 독립운동으로 면면히 이어졌다. 무서운 갑오년의 기운이었다.
지방선거를 5개월 정도 남겨두고 있다. 12년간 울산시정의 사령탑을 맡았던 박맹우 시장은 이번 선거에 다시 출마하지 못한다. 갑오년인 올해 우리는 새로운 시장을 뽑아야 한다.
갑오년의 역동적인 기운을 울산 발전으로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선거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혹여 우리에게도 “이런 게 어디 있어요”라고 할 일이 있다면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고 단호히 따져야 할 것이다. 반칙은 엄단해야 할 것이다. 법률적 판단에 앞서 유권자가 심판해야 한다.
<강귀일 취재1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