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 보호자 자처
홀몸노인 보호자 자처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4.01.0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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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지킴이 김영우씨
울산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의 보호자를 자청하고 간병을 돕고 있는 ‘홀몸노인 지킴이’ 김영우(58·남구 수암동)씨가 화제다.

지난해 11월 28일 이영순(가명·72) 할머니는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골반뼈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이 할머니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입원 수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탓에 병원비를 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상황.

평소 할머니와 친분이 있던 김씨는 할머니의 사고 소식에 놀라 자신이 보호자가 되겠다고 자청했다. 그는 그 뒤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남구청에 긴급복지기금도 요청했다.

할머니는 흔히 말하는 홀몸노인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간병인이 지원되지만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는 할머니 혼자 병실에 있어야 한다. 김씨는 “직접 도와드리고 싶어도 어르신이 불편해 하실까봐 지인들에게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할머니에게 약 두달동안 말벗도 해드리고 간식도 사가며 할머니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다음주에 퇴원하는 할머니를 위해 이미 할머니집 재래식 화장실을 좌변기로 바꾸고 환자용 접이식 침대도 마련했다.

사실 김씨와 할머니의 인연은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가 2008년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을 때 지역 홀몸노인 10여명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이 할머니와는 그때 처음 만났다.

김씨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어른의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가 할머니처럼 혼자 사는 어른을 위해 상주 간병인 제도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지역 방범대와, 그린리더, 그리고 ‘수암동 지킴이’라는 단체에서 지역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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