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馬는 소통의 아이콘
靑馬는 소통의 아이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2.3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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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甲午年 靑馬의 해다. 말은 평소에는 조용한 초식동물이지만 자신의 새끼가 적과 대치하면 거침없이 싸워 가족의 안전을 쟁취한다. 말은 한 눈에 봐도 진취적인 인상이 강하다. 여기에 도전과 강함을 상징하는 청색을 띠었으니 올해 청마는 그 어떤 말보다 강하고 열정적일 것이다.

지난해는 모든 매체가 온통 비난과 다툼 일색이었다. 또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무엇인가.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멀리 있는 친구와는 소통을 하면서 정작 바로 옆 친구와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현실이 바로 우리 모습이다. IT 신기술은 새로운 세상을 열고 인간에게 엄청난 편리함을 제공한 반면 소통의 문을 닫게 하는 폐해를 끼쳤다.

오로지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는 극단적인 무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 학교 야자시간으로, 또는 학원의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내가 누구인지, 왜 공부하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떠밀려온 청소년들. 대학에서는 학점에 얽매이고 대기업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그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요, 희망이라고 보기엔 어딘가 불안하다.

그런데 말은 어떤가. 지구상 여러 동물 중 인간과 동물의 친밀한 교감을 통해 한 몸처럼 움직이는 동물은 말이 유일하다. 말은 인류의 오랜 반려동물로 인간에게 길들여지는 과정을 거쳐 식용에서 승용으로 활용됐다.

19세기 말부터 말은 승용이라는 제 기능을 점차 상실해 그 역할이 많이 축소됐지만 말의 이미지는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말과의 교감이 점차 단절됨에 따라 망자의 영혼을 태워 보내는 의미라든지 지도자의 탄생을 미리 알리는 전달자의 존재 같은 말에 대한 이면적 상상력이 더 이상 창조되지 않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래서 요즘처럼 소통이 안 되는 시대에 靑馬가 주는 의미가 크다. 올해는 국가도 사회도 가정도 소통의 장을 넓혀야 한다. 동서 지역 간의 오래된 단절과 노사 간의 끊임없는 갈등, 좌우 대립, 그리고 최근 들어 2030 세대와 5060 세대와의 벽은 너무도 굳건하다. 진정한 시민운동은 성숙한 시민 개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치하는 분들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국민들도 덩달아 편 가르고 미워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해선 안 된다.

그래서 제안한다. 올해는 무엇보다 가정부터 소통해야 한다. 가정 소통은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다. 특히 아버지가 변해야 한다. 아버지가 변해야 아이가 바뀐다. 바쁘다는 핑계는 절대 입 밖에 내지 말자. 자녀교육은 그 시기를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자녀교육은 더 이상 어머니만의 몫이 아니라 아버지가 함께해야 한다. 가정이 소통돼야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가 소통되고 국가가 소통된다 믿는다. 잠깐 나를 뒤돌아보자. 하루생활 중 몇 번이나 다른 사람들의 뒷담화를 하느라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일이 힘들고 피곤하면 잘 쉬면 되지만, 사람 때문에 힘들어지면 쉬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타인을 향한 수많은 원망과 질타에는 조금도 망설임이 없으면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서는 한없이 인색한 내 초라한 자화상.

그래서 제안한다. 매일 내 주위에 있는 자그마한 일에도 5번 감사하고 내 주위 분들을 5번 칭찬하자. 그러면 창문너머 온 세상이 포근함으로 가득차고 매 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인간은 단지 경쟁만 하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고 도와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靑馬의 해. 열정과 에너지가 철철 넘치는 새해 첫날, 울산시민 모두가 ‘평화의 福’을 가득 받아 ‘마음의 부자’ 되라고 큰절 올린다.

<이동구 한국화학연 책임연구원 RUPI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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