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의 눈물’
‘5만원의 눈물’
  • 정인준 기자
  • 승인 2013.12.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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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주무르다 아내가 준 용돈에 북받쳐
출소자 취업 힘쓰는 진성기씨
▲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전국취업위원연합회 진성기 회장.
“5만원의 눈물을 아십니까? 수십억원을 주무르던 한 남자가 출소한 뒤 그의 아내로부터 용돈 5만원을 받고 삶에 대한 희망을 얻으면서 흘린 눈물입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전국취업위원연합회 회장 진성기(60·삼정산업 회장·사진)씨.

진씨는 지난달 청주에서 개최된 16호 기업인증식 때 ‘5만원의 눈물’을 보았다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수백억원을 횡령한 죄로 복역한 뒤 출소한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출소자를 품어주는 ‘허그기업’에 취업했다. 출근 첫날 그의 아내로 부터 용돈 5만원과 함께 새로운 삶에 대한 격려가 담긴 쪽지를 받았다. 진씨는 그로부터 “그것을 건네받고 회한과 희망에 북받쳐 눈물이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수로 범죄자로 낙인찍힌 출소자들에게 ‘새 삶’을 찾아 주는 진씨는 ‘출소자의 아버지’로 불린다.

진씨는 출소자를 받아주겠다는 기업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찾아간다. 말로 다할 수 없는 힘든 사정이 있지만 사명감으로 찾아간다.

진씨는 10여년전 한 선배의 권유로 출소자들을 돕는 일에 나섰다.

당시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을 때였다. 고향 해남에서 울산으로 건너와 전문건설업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았다. 건설인부를 고용하다보니 출소자의 처우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이렇게 하길 10년, 진씨는 2010년 연합회장을 맡아 좀 더 큰일을 해오고 있다. 출소자들이 편견 없이 일할 수 있는 ‘허그기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진씨가 전국연합회장을 맡은 후 8개였던 ‘허그기업’은 16곳으로 늘었다. 전국연합회 임원은 430명, 회원은 4천500여명에 달한다.

이중 울산지역 회원은 400여명이다.

“출소자들이 제대로 사회에 적응할 지 못할 지는 신(神)만이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출소자 100명 중 몇명을 제외한 사람들은 삶이 절박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사회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17일 울산구치소 문병일 소장과 함께 ‘출소자와 구직기업 만남의 날’을 여는 진씨의 말이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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