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라도 정직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직해야 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6.26 2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살고, 광역시가 살고, 회사가 살고, 개인도 뜻있게 한 세상 살다가 간다. ‘약속에 정직한 것이 신용이고, 의리에 정직한 것이 신의이며, 맡은 일에 정직한 것이 성실이다. 돈에 정직한 것이 청렴이고, 룰(rule)에 정직한 것이 공평이고 스포츠맨십이며, 규정과 법에 정직한 것이 준법성이다. 무서움과 위험에서도 정직한 것이 용기이고, 유혹에도 정직한 것이 자제이고 지조이며, 일반적으로 양심에 정직한 것이 도덕이다. 그리고 직업윤리는 직무에 정직한 것을 의미한다. … 정직이란 사실대로 말하고, 지켜야 할 규범대로 행동함을 뜻한다. 정직의 반대는 거짓이고 속임이고 어김이다(교육윤리가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박철홍 등 엮음. 교육과학사. 2007).’

정직이 우리 국민에게 절대 절명으로 필요한 덕목임을 식민지 시절의 도산 안창호 선생이 호소하였다(민족에 드리는 글). ‘이른바 중류 이상·상류 인사라는 이들은 그 생활 한 것이 노동이나 장사나 자신의 역작(力作)을 의뢰하지 아니하였고 그 생활의 유일한 일은 협잡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네들은 거짓말하는 것이 자기생명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 사람을 대하고 일함에 거짓말할 궁리부터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 … 먼저 우리의 가장 큰 원수가 되는 속임을 버리고서 각 개인의 가슴 가운데 진실과 정직을 모셔야 합니다.’

정직은 목표가 아니라 방법이다. 여러 학문 중에서도 수학(數學)은 수학의 본질에 정직하게 접근하는 태도로 공부해야 이해가 된다(브루너의 교육의 과정). 가장 추상적(抽象的)인 세계에서 사물들 간의 복잡하게 보이는 관계를 가장 깨끗하게 다루고 있는 분야가 수학이다. 그래서 정직해야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치판은, 행정판도 포함하여, 가장 구체적(具體的)인 세계에서 영향을 미치고 그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 실제를 다룬다. 그래서 ‘정직하게’ 보다는 ‘효과 있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그래도 정직이 먼저다.

나라 살림이나, 광역시 살림이나, 회사 살림이나, 개인 살림이나 겉모양만을 가꾸려고 하고 속을 숨기고 있으면 정직한 것이 아니라 속임이다. 이런 속임이 쌓이면 언젠가는 불신(不信)의 폭발이 터지게 되어 있다. 지금의 저 촛불들, 일부는 이것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고 술수를 쓰려고도 하지만, 나라 살림에서 정직하지 못한 그 무엇이 있다고 불신하는 데서 촉발된 것이다. 두루뭉술하게 민심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은 정부를 못 믿겠다는 정직한 표현을 촛불로 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요한 자리에서 중요한 발표나 대담을 하고 난 뒤, 혀를 내밀어 입술을 휙 핥는다. 심리적 불안 상태의 징후이다. 정직하게 말했을 터인데 말하고 난 뒤, 혀로 입술을 핥는 것은 불필요한 행동이며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괜한 일에 신경을 쓴다. ‘자, 오늘도 입술을 핥을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집안의 자녀가 그런 행동을 보여도 부모들은 불필요한, 상대방에게 신경을 쓰게 하는 행동이라고 가르친다. 젓가락을 바로 잡으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 이런 지적의 속마음은 대통령의 사소한 행동에도 국민들은 의심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직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