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과신하지 마세요
냉장고를 과신하지 마세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2.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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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 식재료나 음식이 남으면 무조건 냉장고에 보관하는 습관이 있다. 냉장고가 우리 먹거리를 모두 지켜 주리라 믿지만 상당수의 식중독은 이런 잘못된 믿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냉장고 내부 온도는 보통 영하 0도에서 10도 사이의 저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저온성 세균인 리스테리아균과 황색포도상구균, 그 밖의 여러 가지 대장균 등이 서식하기 딱 좋은 온도다. 문제는 이런 세균들이 냉장고 안에서 더욱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냉장고 안은 온도가 낮기 때문에 세균들이 죽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활동량이 느려질 뿐 오히려 온갖 균들의 지상낙원이 된다.

식재료나 조리가 완성된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 중 외부에 노출되면 쉽게 세균에 교차 오염돼 식중독 원인이 된다. 눈에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세균들이 서식하기 때문에 젖은 행주 등으로 내부를 닦는 청소법은 오히려 악취와 세균 번식을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냉장고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은 식중독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첫째, 냉장고 청소방법이다. 무엇보다 젖은 행주를 써서 안 된다. 반드시 소독된 면 수건을 사용해야 하고 한번 사용한 수건은 다시 사용하지 않아야 세균번식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냉동실에 검은색 비닐에 식품을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다음은 식품표시 및 보관방법을 확인한 후 냉장실과 냉장고 중 어디에 놓을 것인지 분리하는 것이다. 각 식품은 보관사항이 다르므로 이를 반드시 지켜야만 식품 부패를 방지할 수 있다. 특히 단백질 식품인 육류와 유가공품은 식품 보관기간이 짧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햄, 두부 등의 통조림이나 가열된 식품은 되도록 남기지 않고 개봉 후에는 밀폐 보관하는 게 좋다.

냉동실의 식품은 냉장실에서 해동하거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70℃에서 3분 이상 재 가열한 후 먹어야 한다. 냉장고 안에서도 다른 식품끼리, 또는 식품을 만지는 사람에 의해 다시 오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 안에 보관할 음식물의 양 조절과 배열, 보관 기간도 음식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데 필수조건이다. 식품의 양을 보관용기에 약 70%만 채우고 냉장보관을 최소한 해야 한다. 식품이 가득 차면 냉기의 흐름이 방해돼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 또 식품을 빨리 찾아 넣고 빼기에 좋도록 특히 채소 칸은 층층이 쌓기보다 단층으로 나누어야 보관기간이 길어진다.

냉장실 온도 조절과 적절한 청소도 병행돼야 한다. 냉장고는 반드시 영하 0도에서 10도, 냉동실은 영하 18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냉장고 내부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은 청소해야 하며 될 수 있는대로 보이지 않는 곳을 중점적으로 살균 청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냉장고를 과신하지 말고 냉장고 안에 장기간 방치된 음식은 바로 폐기처분하는 것이다. 식중독은 냉장고를 지나치게 과신한 나머지 그 안에 오래 방치돼 있던 음식을 먹음으로서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될 수 있는 대로 냉동·냉장식품을 멀리하는게 좋다. 신선식품을 섭취해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고 만병의 근원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삶의 원동력을 제고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냉장고를 멀리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때문에 가족의 건강한 식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은 자주 냉장고 전수 점검을 실시하는 수밖에 없다. <이춘희 중구 환경위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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