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우루무치
신장 우루무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1.2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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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루무치 바자르.

서안에서 서쪽 란주와 돈황을 지나 산과 사막의 좁고 긴 지대를 거쳐 신장 투루판에 들어선 후 기차로 다시 2시간여 더 달리면 우루무치에 이른다. 여기서 다시 서쪽 타클라마칸 사막과 파미르고원을 지나면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그리고 지중해 동쪽 해안으로 길이 열린다. 이처럼 7천리의 험한 옛길은 중서 문화교류의 가교이자, 동서양 경제 교류의 대동맥 구실을 했다.

신장 위구르자치구에는 1천600여 만명이 거주하며 49개 민족이 함께 살고 있다. 한 무제때 흉노족을 물리치고 이곳 중국 영토에 편입 후 우여곡절을 거쳐 신중국이 수립되며 실질적 중국령에 편입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서쪽 아프가니스탄이나 중앙아시아 민족과 혈연관계가 깊어 독립 욕구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이곳 위구르인들은 터키 혈통이라 남녀 모두 동서양의 미를 조화롭게 결합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위구르 독립운동단체가 표방하는 ‘동투르키스탄’이라는 명칭을 봐도 그들의 혈통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성도인 우루무치는 자치구 중 최대 면적과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천산산맥 북쪽에 위치한 이곳에는 예로부터 실크로드를 여행 온 사람이면 일단 걸음을 멈췄다 한다. ‘아름다운 목장’을 의미하는 우루무치에는 위구르족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카자흐족, 키르기스족, 오로스족 등 다민족이 거주한다. 우루무치 대형서점에도 소수민족 관련 서적으로 가득하다. 특히 몽골어, 위구르어, 카자흐어, 서하어, 러시아어 서적코너 등 소수민족들을 위한 전문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 위그루족 여인.

우루무치 역사에 들어서면 중국어와 위구르어로 각각 안내방송을 한다. 안내표지도 한자와 함께 위구르어가 병기돼 있다. 두건을 쓴 여인들과 전통 모자를 쓴 남자들의 모습은 마치 중동국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하루 5회 기도와 예배를 하는 이들은 기도 시간이 되면 대합실 한 구석에 작은 양탄자를 깔고 올라가 기도를 한다.

바다에서 2천250㎞ 떨어진 내륙도시이자 중국 최대의 타클라마칸 사막이 있는 이곳에서 고속도로변 안내판에 쓰인 ‘3630’이라는 숫자, 즉 우루무치에서 동남쪽 상해까지 3천630㎞ 떨어졌음을 표시하는 이 숫자를 보게 되면 이곳이 서쪽 멀리에 있는 중국과 별도의 나라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특히 위구르족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중국적 모습은 볼 수 없고 오로지 위구르족 전통 생활모습만을 느낄 수 있다. 급행수송버스인 비알티(BRT) 버스를 타고 조금 걷다보면 위구르 전통 먹자골목이 나온다. 상인 머리에는 전통 모자가 올려져있고, 고깃간에는 양고기가 통째로 걸려있다. 좁은 길목은 양고기와 내장으로 만든 꼬치를 구워 팔기도 하고, 커다란 대야에 양의 각 부위를 꼬치에 꽂아 넣어 끓인 후 1위안 정도씩 받고 팔기도 하는데, 중국의 전양탕(全羊湯) 맛과 흡사하다.

이 지역은 농산물과 하미과, 수박, 포도 등 각종 과일이 풍부하고, 건포도와 땅콩 등 견과류도 풍부하다. 시장 한구석에서는 사람들이 쭈그리고 앉아 양고기를 팔고 남은 뼈에 붙어있는 고기를 뜯어먹는다. 골목 대장간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칼과 농기구를 제작한다. 검은색이나 흰색의 히잡을 두른 여인, 얼굴 전체를 감싼 여인, 현대식 복장을 한 여인 등 다양한 모습으로 생기가 넘친다. 두건 색깔에 따라 민족도 다르다고 하지만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여러 면에서 중국 한족의 문화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여행객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인택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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