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과 만난 불교’특별전
‘태화강과 만난 불교’특별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1.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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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울산대곡박물관에서는 ‘울산 태화강과 만난 불교’ 특별전을 열고 있다. 태화강 상류지역인 서부 울산지역의 불교문화를 다루고 있는데, 석남사에 소장된 불교 문화재를 비롯해 간월사지·장천사지·백련사지(방리 폐사지) 출토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기간은 10월 22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108일이다. 지금까지 5천명이 관람했는데, 가까이는 석남사 스님들이, 멀리는 스리랑카 스님들도 다녀갔다.

신라 법흥왕( 514~540)때 불교가 공인된 후, 울산지역에도 사찰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울산지역에서 최초로 건립된 사찰은 진흥왕(540~576)때 창건된 동축사(東竺寺)였다. 이후 여러 사찰이 세워졌다. 일연(一然 )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보면 울산지역에 있었던 사찰은 10개소나 된다. 이 가운데 원광(圓光, )이 세속오계를 가르쳤던 가슬갑사는 지금까지 울산지역이 아닌 경북 청도군에 있었다고 추정해 왔으나, 읍지 등 울산 문헌자료를 검토해 보면 울산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사찰 숫자는 신라 왕경과 백제 왕경이었던 도시를 제외하면 아마 전국 최고 수준일 것이다. 울산지역에는 삼국유사에 언급되지 않는 절들도 다수 있었는데 석남사·간월사·운흥사·백양사·신흥사·청송사 등이 그에 해당된다. 또 원광·자장·낭지·원효 등 이름난 고승들이 울산에서 활동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런 점들을 강조했고, 울산지역 불교문화 위상이 높았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다뤘다. 그리고 아직도 불명확하게 남아있는 신라때의 동축사와 원효(元曉 )대사가 머물며 저술했던 반고사(磻高寺)의 위치도 비정해 봤다.

즉 신라시대 항구유적으로 주목하는 중구 반구동 303유적 인근인 ‘서원산’과 울산 12경의 하나인 언양읍 반구대 옆 폐사지로 각각 비정했다.

석남사(石南寺) 소장 불교문화재는 그동안 도난 등의 문제로 일반에게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석남사 승려들조차 쉽게 보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석남사 소장 문화재 수십점이 대곡박물관에 전시됐다. 이렇게 단체로 나들이 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석남사 소장 유물이 빛을 발하게 되고, 울산 지역문화 속에서 석남사를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석남사 승탑(보물 제369호)의 하대석 문양 4점이 모두 사자상이 아니라 코끼리상도 있음을 소개했는데, 석남사에 가면 승탑의 하대석을 꼭 주목해 보시길 바란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찰 이름도 새로 찾아서 소개했다. 지난 대곡댐 수몰부지 발굴조사에서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의 방리에서 사찰터가 조사됐다. 지금까지 그 이름을 몰라 ‘방리 사지’, 또는 방리 폐사지로 불러왔다. 그런데 도와(陶窩) 최남복(崔南復)이 쓴 ‘백련산수기(白蓮山水記)’에서 이 절의 이름이 백련사(白蓮寺)였다는 기록을 찾아냈다. 최남복이 백련사 터에 정자를 지으면서, 이름을 백련정(백련서사)이라 했던 것이다.

한편 울산지역 최초의 사찰 발굴조사였던 간월사지의 출토유물이 이번 특별전을 통해 29년만에 고향에서 선보이게 됐다. 조사에서는 8세기부터 조선 후기까지 유물이 출토됐는데, 금동불상과 보살상, 기와 등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울산의 불교문화를 다룬 특별전으로 시민과 소통할 수 있어 기쁘다. 대곡박물관은 늘 열려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이다.

대곡박물관에 오셔서 역사 여행을 한번 떠나보시면 어떨까 한다.

<신형석 울산대곡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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