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well-being)시대
웰빙(well-being)시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6.2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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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흐름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유행어를 낳기 마련이다.

유행어는 그 시대의 사회상과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내포한다. 오늘에 사는 현대인들의 화제에 자주 오르는 유행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웰빙(well being)이다. 웰빙 음식, 웰빙 하우스, 웰빙 신발, 웰빙 메트…. 많이 들어보고 한번쯤은 관심을 가져본 말들이다. 그러나 웰빙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면, 잘 먹고 잘 사는 게 웰빙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세계보건기구(WHO)헌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행복한 상태이다 (Health is (…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 being). 여기서 건강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있으며, 웰빙의 어원을 찾을 수도 있다. 유행어로서의 웰빙은 육체적 정신적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life style)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경부터 웰빙 붐이 일기 시작하였으며, 초기에는 고급 외제차를 타고, 성형수술을 통해 외모를 다듬고, 자연경관이 좋은 곳을 찾아 전원주택을 짓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수확한 농산물을 섭취하고, 골프를 즐기는 등, 자연친화적인 삶을 통해 심신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소수의 부유층 얘기가 주를 이루다 보니, 웰빙족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풍기는 유행어도 생겨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유형은 소수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며, 그 열풍도 거세다. 의식주와 관련된 산업뿐만 아니라, 레즈 산업, 의료업, 심지어는 국가정책까지도 국민들의 웰빙생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진정한 웰빙생활은 외부적 환경보다는 스스로를 다듬어가는 데서 찾아야 한다. 신체적 건강은 하드웨어적인 개념으로 웰빙생활에서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고, 신체활동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운동과 건전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형수술이나 건강식품에 의존하여 외모 다듬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러한 행동은 자기만족을 얻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신체적 웰빙과는 거리가 멀다.

정신적 건강은 소프트웨어적인 개념으로 자신에 대한 만족감과 자부심이 원만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며, 그저 느낌으로 전해올 뿐이다. 정신적 웰빙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불안해하며, 쫓기는 듯하고, 매사에 비판적이며 부정적이다.

사회적 건강은 웰빙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인간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인들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참 힘들고, 사람을 만나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이며, 어떻게 해야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지 그 방법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기본은 ‘내가 받고 싶은 것만큼 상대에게 대해주는 것’이다. 사랑을 받고 싶으면 남을 먼저 사랑할 줄 알아야 하고, 칭찬을 받고 싶으면, 남을 먼저 칭찬할 줄 알아야 하고, 인격적 대우를 받고 싶으면, 먼저 다른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서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만 있다면 남과 다툴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잘 먹고 잘 사는 것만이 웰빙생활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며, 사회적으로는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진정한 웰빙생활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정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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