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요금 폐지, 법을 개정하라
고속도로 요금 폐지, 법을 개정하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1.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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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대 때 국회의원 5명이 ‘유료도로법’ 개정을 추진하다 흐지부지 된 일이 있다. 최근 고양 출신의 새누리당 의원이 ‘유료도로법’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모두 통행료 총액이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한 울산 등 4개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감면 내지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울산 국회의원은 남의 동네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울산의 국회의원 6명은 1년 내내 금귀월래(金歸月來)한다. 금요일에 지역구에 내려와 일하고 월요일 새벽에 여의도로 돌아가 금요일까지 또 일한다. 그런데 그들이 하지 않는 한가지가 있다. 울산고속도로 요금 폐지나 무료화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다. 법을 개정하면 해결될 것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법 개정 발의를 했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울산고속도로는 1969년 12월 개통 이후 2012년 말까지 건설비와 유지비를 이미 전액 회수했고 794억원의 초과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유료도로법이다.

이 법에는 “통행료의 총액은 유료도로의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 법 규정대로 하면 울산고속도로는 더 이상 요금을 징수해선 안 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규정에는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도로의 경우, 유료도로법(통합채산제)으로 인해 전체를 하나의 유료도로로 간주해 징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대법원도 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의 손을 들어준 판결을 한 바 있다.

지금까지 도로공사가 버티는 근거가 바로 이 ‘전국 고속도로를 전체로 보아 수익을 산정하는 통합채산제’ 조항이다.

그렇다면 도로법 해당 조항이나 규정을 삭제하거나 현실에 맞게 개정해 징수 근거를 없애면 된다. 울산 국회의원들도 이 사실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근데 왜 침묵 또는 외면 하고 있을까. 너무 궁금하다. 폐지나 무료화의 원칙엔 공감하지만 여당의원으로서 정부 입장과 설득을 고려하기 때문이란다. 또 폐지할 경우 수도권에 비해 신규 노선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는 울산이 역차별 받을 우려가 있다는 걱정도 한다. 아니면 아예 법 개정에 관심이 없는 의원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국회의원의 능력을 지역 예산 확보로 자주 평가하는데 그 기준만으로 평가를 해선 안 된다. 국회는 입법과 국정감사, 예산심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 중에서 헌법이 부여한 가장 본질적인 권한은 법률 제정 또는 개정권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개개인을 독립된 입법기관이라 부른다.

따라서 제대로 된 국회의원 평가는 예산 확보와 함께 공약 이행률, 출석률도 평가해야 한다. 정당은 이 성적을 공천에 반영하고 유권자들은 이를 기준으로 심판해야 한다.

국회 홈페이지에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이란게 있다. 여기에는 모든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발의 실적이 나와 있다. 올해 울산 국회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법률안은 73건이다. 정갑윤 의원이 6건, 김기현 의원 13건, 이채익 의원 7건, 안효대 의원 28건, 박대동 의원 9건, 강길부 의원이 10건이다.

울산고속도로 요금 폐지 운동은 이미 10년이 넘었다. 한 국회의원이 이와 관련한 발언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이건 중대한 지역현안이다. ‘촉구’, ‘요구’, ‘감면’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애걸로는 안 된다. 법률 개정이라는 헌법이 보장한 고유권한을 행사하면 된다.

대한민국 헌법 40조는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돼 있다.

<김잠출 국장/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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