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뻘밭 될 뻔한 진하해수욕장
모래 뻘밭 될 뻔한 진하해수욕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6.2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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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4일 개장 예정인 진해수욕장에 울주군이 모래사장 유실 보완용 규사를 대량 반입했으나 시커먼 뻘흙에다 기름까지 섞여 있는 불량 모래임이 밝혀져 지역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울주군은 수년 째 지속돼 오고 있는 해수욕장 모래 유실을 보완키 위해 이번에 2천6백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외지에서 모래를 구입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래에 불순물이 섞여 있을뿐만 아니라 심한 악취까지 났고 지역주민들이 이를 항의하는 바람에 보완작업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는 것이다.

울주군 진하 해수욕장은 피서객이 전국에서 몰려드는 대규모 휴양 명소다. 하절기에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은 주변 위락시설, 인심, 상혼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이는 향후 수년까지 피서객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 진하해수욕장은 수질검사에서 합격 판정도 받았고 임해 봉사실, 바다 파출소, 샤워장, 음수대 등 관련시설도 정비 작업 중에 있다. 이런 부대시설, 조건 못지않게 해수욕장에 중요한 것은 백사장에 깔려있는 모래의 질(質)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외지에서 구매해 온 모래가 불량 ‘모래 뻘흙’이었다는 사실은 그냥 묵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규사를 하역해 ‘보완 작업을 하던 중’ 주민의 반발로 작업이 중단 됐다는 점이다. 결국 작업개시 당시에 담당 공무원이나 울주군청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고 사업자가 임의적으로 일을 하다가 이 사단이 났다는 얘기가 된다.

연 인원 수십만 명이 찾는 유명 휴양지에 지자체의 부주의와 실수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울주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공무원 ‘복지부동’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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