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그날을 기리며
잊지 못할 그날을 기리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1.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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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많은 이들이 빼빼로데이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날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날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날이며 영연방국가에서는 현충일로, 미국에서는 재향군인의 날로 지정해 참전군인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는 날이다.

이날 영연방 24개국 뿐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등 6·25전쟁 참전한 세계 각국들은 전쟁에서 산화하신 분들을 기억하고자 추모식을 거행한다.

또 해외 참전병들은 오전 11시 부산UN기념공원에 잠들어 있는 전우들을 향해 1분간 일제히 묵념을 한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기억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각국의 참전병사들을 기억하는 순간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 날을 기념해 지난 11일 부산 UN기념공원에서 6·25전쟁 유엔군 전사자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UN군 6·25전사자 추모행사’를 거행했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고 국가보훈처장, 각국 주한대사, 해외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 행사는 원래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였던 캐나다의 빈센트 커트니씨가 UN군 묘지인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동시묵념과 추모행사를 제안하며 시작됐다고 한다. 이 제안이 있은 뒤 총 21개의 참전국 중 캐나다,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등 7개국이 동참의사를 표현했으며, 올해로 7회째를 맞이했다.

6·25전쟁 기간 동안 21개국 190여만 명의 UN군이 참전했다. 그들은 전쟁 전에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머나먼 길을 건너 와 총알이 빗발치는 참혹한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60년.

그들은 여전히 한국을 기억하고 있다. 매년 국가보훈처에서 UN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를 하고 있고 발전된 대한민국을 보며 감격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 필자 역시 감동을 받는다.

반세기가 훌쩍 흘러 그 날의 앳된 병사들은 이제 80대 노병이 됐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매년 초청행사를 통해 당신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드리고 있다. 정전이후 60년을 맞이하는 현재, 아직도 이 전쟁은 끊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기에 우리의 다짐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각국에서 참전해 희생한 참전병들과 그 당시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받쳐 싸운 국군들의 숭고한 희생을 위해서라도 한반도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호국정신을 일깨워야 한다. 이것이 전대에 목숨 바쳐 우리에게 평화와 안락한 삶을 주신 애국선열들의 희생에 조금이 나마 보답할 수 있는 후손들의 의무이다.

지난날 뼛속까지 파고드는 시린 아픔이었던 6·25전쟁을 단순 과거로만 치부하며 잊어갈 것이 아니라 그때의 국군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추모하며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특히 올해 정전60주년을 맞아 거행된 ‘부산을 향해’ 행사가 국민들에게 이러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

11월 11일 세계가 바라보았던 우리나라, 우리 국민들은 다시 한번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만들 수 있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비록 사소한 일일지언정 본인의 위치에서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 자체가 보훈의 시작이 아니겠는가.

<김미리 울산보훈지청 보훈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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