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빛으로 도시를 밝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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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현
  • 승인 2013.11.1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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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곤씨 정인섭 저서 기증하며 기념관 설립 제안
박재동 화백 고향 서사리 옛집 ‘만화박물관’ 구상
▲ 울산 남구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장 김진곤씨가 본지에 기증한 눈솔 정인섭 선생의 저서 5권.

박재동 화백 고향 서사리 옛집 ‘만화박물관’ 구상

울산이 낳은 저명한 영문학자이자 아동문학가 ‘눈솔 정인섭 자료관’과 우리나라 대표 만화가 ‘박재동 화백 기념관’이 세워져야 한다는 열망이 많다. 역사적인 인물의 생가를 복원하거나 각종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미술관· 문학관·박물관·음악관 등 기념관을 짓는 곳도 많다. 각 지자체는 인물을 활용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눈솔과 박재동 화백의 가치를 울산땅에 실현하자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 언양에 눈솔 선생 기념관 태동

눈솔 정인섭 선생 자료관은 울산 남구 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김진곤씨의 제안으로 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눈솔의 오래된 저서 5권을 본지에 기증했다. 이 책의 기증을 통해 눈솔이 지녔던 서적과 유품, 그리고 눈솔에 대한 연구서를 한 곳에 모아달라는 것.

김씨는 “정인섭 선생의 문학관을 세우는데 언론사가 앞장서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기증하게 됐다”며 “지엽적 오해 때문에 정인섭선생의 문학적 업적까지 사장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언양읍에 위치한 울주도서관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울주도서관장 황태숙씨는“우리 도서관 역시 지난해부터 정인섭 선생의 자료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자료가 희귀해 수집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황 관장은 “눈솔의 고향인 언양의 도서관에 ‘눈솔 아카이브’가 설치되면 눈솔의 연구가나 눈솔을 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런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예산문제가 있기 때문에 교육청 또는 울주군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눈솔의 장남인 사업가 정해룡씨 역시 ‘눈솔 자료관’ 구성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친의 책 등 유품을 기증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에 위치한 만화가 박재동 선생 생가 전경.

◇ 박재동 화백 생가 활용안 모색

또 다른 울산 출신 명사인 만화가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는 최근 울산 방문을 통해 “고향에 만화 박물관을 짓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울주군 서사리에 태어난 집이 그대로 남아있다. 현재 살고 있는 집 주인이 제가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집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뒀다고 하더라”며 “그 분들의 마음이 정말 고맙다. 이를 복원해 작은 만화 박물관으로 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생가 인근인 들꽃학습원에서 매년 만화축제를 하고 있고 가까운 곳에 만화박물관까지 생기면 동네의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조용한 시골 마을을 찾게 될 것이다. 이제는 마을도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며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약간의 관심만 보이면 성사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화 기획가 이선철씨는 “인물을 활용한 지역 마케팅은 모든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다. 인물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된 것”이라며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를 끌어내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지역 브랜드 전략의 첫 걸음인데 만화가 박재동씨는 그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한편 울산에는 외솔 최현배 선생의 생가인 중구 동동에 ‘외솔기념관’이 마련돼 외솔선생의 손때가 묻은 책을 현장에서 읽어 볼 수 있고, 오영수 문학관이 오는 18일부터 개관한다.

이외에도 울산에는 민속학의 태두 송석하 선생을 비롯, ‘구충당 이의립’과 같은 실존인물이나 처용과 같은 신화적 인물의 연구서적을 집대성 하거나 원효 자장 낭지스님과 같은 울산과 관련 깊은 종교인을 소재로 한 전문 자료관을 갖추면 독보적 문화자산을 확보할수 있다는 여론이 많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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