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만 먹으면 조작 가능하다”
“맘만 먹으면 조작 가능하다”
  • 정선희 기자
  • 승인 2013.11.1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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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관리실 CCTV 없고 사후적발 어려워

울산에서 발생한 교사의 성적 조작사건으로 일선학교의 성적평가 및 관리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성적평가관리실에는 CCTV조차 없는 등 관리가 허술했고 사후적발도 힘들어 성적평가 담당교사가 마음만 먹으면 성적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적평가관리실을 비롯한 체계적인 학업성적관리, 교직원 자녀의 학교 배정문제 등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OMR리딩기에 증거 남아= 조작이 적발된 것은 OMR카드 리딩(감별)기기에 저장된 B교사 자녀 답안지 이미지파일의 필체와 자녀의 실제 필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또 시험감독 교사의 확인인장과 원본 OMR카드의 확인인장이 차이가 났다. 학교 측은 C교사가 B교사 자녀의 OMR카드를 리딩기기에 저장하기 전 조작한 OMR카드로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학교에서 OMR카드를 리딩기기에 넣고 전산화하는 작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성적조작을 의심한 학부모의 신고가 없었다면 완전범죄로 묻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사후 적발도 힘들어= 사후 적발 역시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학교마다 성적평가관리실을 보안구역으로 정하고 성적평가 담당교사 외에 교감이나 정보부장 교사가 업무처리 과정을 참관하도록 자체 규정을 두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고교 중 성적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곳은 거의 없다. 성적평가관리실에 별도의 경보장치가 없고 교감, 정보부장 교사, 성적평가 담당교사가 열쇠로 문을 열어 업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학교에 자녀 재학 다반사= 교사의 자녀를 해당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울산에는 공립 중 7개 학교에 8명의 교직원과 그 자녀가 함께 다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립은 16개 학교에 36명의 교직원이 자녀와 함께 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교선택 자유를 박탈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내년부터 교직원의 근무지에 자녀가 배정을 희망하지 않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성적평가관리실 CCTV 설치, 출입문 시건 장치 강화, 담당교사 책임제 및 연수 강화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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