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장애인인권센터를 시작하며
북구 장애인인권센터를 시작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0.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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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 ‘인권’이 보편적으로 이야기 된 것은 아마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가 아닌가 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라 표현되는 소수자들의 인권, 그 중에서도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관심 역시, 이 즈음이었을 것이다. 생존권, 이동권, 접근권을 내세우며 시작된 장애인권 운동이 바로 그 시작이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며 우리사회에 자립생활이념이 들어와 장애인당사자들 사이에 ‘인권’이라는 단어가 힘을 얻게 되었다. 그동안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관심은 장애인들과 몇몇 운동단체들의 이슈였다. 그러다가 영화 ‘도가니’가 상영되면서 우리사회 전반에 보다 강력한 이슈로 등장했다. 그러다보니 우리사회의 장애인 인권은 ‘좋은 것, 편한 것’이라기보다 ‘무서운 것, 불편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서도 장애인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고 장애인당사자들의 노력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UN장애인권리협약 인준, 각 지자체별 장애인차별금지조례 제정과 인권조례 제정까지 다양한 성과를 거두게 됐다. 그 가운데서 울산광역시 북구는 한발 앞서 ‘북구 장애인인권센터설립 및 지원조례’를 제정하였으며 2013년 9월, 북구장애인인권센터 설치 및 운영지원을 하기에 이르렀다.

북구장애인인권센터는 북구지역 장애인과 가족, 그리고 관련자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상담과 인권교육을 가장 기본 사업으로 하고 있다. 또 북구지역 장애인들의 차별상황을 조사하기 위한 인권지표개발과 실태조사, 그리고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인권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모든 활동에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해 장애인당사자들을 대상으로 동료적 관계에서 인권상담을 진행하고 실태조사를 할 수 있도록 상담가 교육과 실태조사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일방적인 상황들만 상담하고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편안한 동료적 입장에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애인 인권이라는 것이 무섭고 불편한 것만이 아닌 편안하고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시킬 수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북구장애인인권센터가 해야 할 일들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소이돼 왔던 부분을 확인, 개선하는 일부터 시작해 그 실질적 효율성을 높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의 인권이 곧 우리 모두의 인권이라는 인식을 북구지역 주민들과 함께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민들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데 몇몇 단체가 서둔다고해서 될 일이 아니다. 또 장애인 인권이 국내외에서 제고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뒤쳐져 있어도 안 된다. 장애인도 우리의 이웃이고 시민이며 국민이다. 따라서 그들의 인권신장은 바로 우리들의 문제이며 국력의 신장이기도 하다. 북구 장애인 인권센터에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성현정 북구 장애인인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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