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파고 건물짓기 급급한 LH공사
땅파고 건물짓기 급급한 LH공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0.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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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가 약사제방유적 전시관 짓기 위한 터파기 작업을 하면서 고대 제방축조공법을 보여주는 부엽층과 패류층의 원형을 훼손했다.

고고학계는 약사제방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 3대 제방인 김제 벽골제와 밀양 수산제는 지금 제방의 일부만 간신히 남아있고, 제천 의림지는 퇴적층 조사만으로 삼국시대 유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수지 역할을 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

반면 6~7세기에 축조된 약사제방은 유적을 발굴을 통해서 축조 시기, 기법이 처음으로 밝혀진 유적이다.

약사제방은 축조과정에서 나뭇가지와 잎 등을 활용한 동아시아 고대 연약지반 보강공법인 부엽공법(敷葉工法)과 유사 판축기법이 확인됐다.

때문에 약사제방은 삼국시대에 부엽공법 인공제방 축조했음을 입증하는 가장 오래된 증거가 된다.

또한 고대 우리나라가 일본의 보다 높은 수준의 축제기법을 갖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자료이다.

일본 오사카에는 ‘사야마이케’라는 저수지가 있다.

‘사야마이케’ 저수지는 약사제방과 같은 부엽공법이 적용된 관개용 저수지로 지금껏 5차례 대규모 수리를 해온 모습 그대로가 보존돼 있다.

또 저수지 옆에는 사야마이케박물관이 건립돼 저수지에서 옮겨온 영상이나 모형을 전시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LH공사는 문화재위원회를 통과해 부엽층과 패류층을 전사해 보존했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는 유산의 가치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제반요소를 보유해야한다는 기준이 있다.

앞으로 울산이 문화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함에 있어서 원형만큼 약사제방의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 줄 만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이번 유적 훼손은 일본이 유적의 수리를 거듭하면서 유적에 지나온 역사의 발자취를 덧씌워 세계에 자랑할때, 우리는 발견된 유적마저 훼손이 우려된다며 원형을 삭제한 셈이다.

중구 성남동 김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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