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적 식물 없앤 개발삽날
기념적 식물 없앤 개발삽날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3.10.0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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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청량IC~용연구간 무차별 도로공사
화살용 세죽, 기후지표인 후박나무 모두 제거
▲ 세죽이 많아 세죽마을로 불리웠으나 도로공사로 모두 사라진 세죽군락지.

울산시 남구 황성동 처용암이 있는 세죽마을에 세죽을 비롯해 후박나무, 편백나무 등 보존가치가 높은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 식물들은 ‘세죽’이라는 마을의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의미 또한 깊다.

세죽마을은 일대 공단이 들어서면서 대부분 주민들이 떠났지만 처용설화 발상지인 이곳의 일부는 문화재지구와 공원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최근 GS건설은 청량IC~용연 구간의 도로공사를 시행하면서 세죽과 후박나무 등을 모두 베어내 버렸다.

6일 GS건설 관계자는 “당초 환경영향평가에서 보존 대상을 대나무(맹종죽) 500여그루에 한정했기 때문에 해당 대나무만 신산업단지 공원에 이식했으며 나머지는 모두 파쇄했다”고 밝혔다.

가느다란 대를 뜻하는 세죽(細竹)은 경상도 방언으로는 ‘시늘대’라고 불린다. 군락을 이룬 세죽을 쉽게 볼 수 있었던 이곳을 사람들은 ‘세죽마을’이라고개 했다,

세죽은 화살대로도 쓰였는데, 운포영성과 닿아있는 이 마을에 군영에서 일부러 렀다고 한다.

세죽은 처용공원 옆 언덕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지만 도로구간에 포함돼 그 흔적을 감췄다.

또 봄이면 세죽나루에서 나들이 떠나던 춘도에 자생하는 식물인 후박나무는 세죽마을에도 쉽게 볼 수 있던 나무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대부분 베어지고 처용공원 옆 언덕에 직경 30㎝ 높이 6m에 이르던 두 그루의 나무만 남았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볼 수 없다.

후박나무는 아열대식물로 추운 곳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울산은 아열대식물이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에 위치해있어 이 나무가 갖는 식물학적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를 감안해 인근 처용공원에 옮겨 심었어야할 나무지만 흔적도 없이 잘려나갔다.

현재 GS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청량IC~용연 구간 처용암 인근은 처용암의 문화적 가치와 함께 최대한 원형을 보존해야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인근 보호수림은 사라지고 바닷가 폐 콘크리트나 폐기물은 도로 밑에 묻히고 있으며 도로비탈면 처리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공사 관계자는 “법면 하단부는 파도에 견딜 수 있도록 블록으로 처리하고 상단부는 처용암과 어울리는 조경을 할 수 있도록 울산시 문화재 관계자와 의논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시와 논의된 사항은 전무하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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