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없앨 수 있다
학교폭력, 없앨 수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10.0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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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학교폭력을 4대 사회악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이를 처벌키 위해 예방단속을 실시한 결과 학교폭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학생들의 폭력 경험률이 지난해 8.5%에서 올해 2.2%로 대폭 낮아졌다. 학교폭력사범 검거 인원도 지난해 7월말까지 1만6천158명이었으나, 올해는 7월말까지 1만391명으로 감소했다.

경찰청 공식 블로그에 올라 있는 신종 학교폭력 유형은 와이파이 셔틀, 신발 셔틀, 살인 축구, 카따(카카오톡 왕따)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와이파이 셔틀’ 은 다른 아이들에게 무료로 인터넷을 할 수 있게 와이파이를 대주는 아이를 일컫는 신조어이다.

‘신발 셔틀’은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인터넷으로 신발을 구매시키고 배송지는 가해학생 자신의 집으로 주문하는 행위이다.

‘살인 축구’는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을 축구 골대에 세워 놓고 축구공으로 맞추는 행위이다.

‘카따’는 카카오톡 왕따를 가리키는 말로 카카오톡 채팅방이나 카카오 스토리에 피해 학생의 사진을 올리고 댓글로 욕이나 비방을 하고 이를 서로 공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학교폭력은 초·중·고 별로 유형이 다르게 나타난다. 초등학교는 카톡, 카카오스토리 등 SNS상에서 모욕을 통한 단체 왕따가 주를 이룬다. 반면에 고등학교는 폭행, 갈취 위주 양상이며, 중학교는 모든 것들이 혼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과거 학교폭력은 단순한 신체적 폭력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직접적인 폭행이나 금품갈취 사례가 줄어든 반면, 강제적 심부름, 사이버 폭력, 성적 모독 등 언어·정신적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언어·정신적 폭력이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손쉽게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남학생의 경우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요구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고 있으며, 여학생의 경우 지나가면서 째려보는 등 ‘은따(은근히 따돌림)’가 유행한다. 학교폭력 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이 운영돼 학교에 투입되다보니 눈에 보이는 학교폭력은 감소하는 반면, 사이버 모욕 등 무형의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부모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또 교사·학생·학부모간의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학업 스트레스를 체육활동 등으로 해소해야 하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청소년들이 건전한 여가활동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공간조성, 문화체험 개발을 해야 한다.

또 학교 현장의 실상과 문제의 본질을 인식해 단기적으로는 심리·상담 전문가를 학교에 배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입시중심 교육과 학교의 경쟁 문화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 학교폭력에 파파라치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같은 급우를 고발하고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것은 교육윤리 상 문제가 있으므로 여타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울산경찰의 올해 상반기 학교폭력 성과는 지난 7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해 학생의 수가 56.8%로 크게 줄었다. 교육청이 주관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학교폭력 피해 경험률이 지난해 하반기 9.0%였던 것이 올해 상반기 2.4%로 대폭 감소했다. 스쿨폴리스 증원, 선플운동, 학교안전구역 지정 등으로 학교폭력이 크게 준 것이다.

경찰의 학교폭력 근절 노력에 힘입어 ‘학교폭력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학교 내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학교폭력이 근절될 수 있는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전헌두 동부署 강동파출소장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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