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항구다
울산은 항구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9.2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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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부터 시작된 울산항 개항 50주년 축하 행사가 이제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혹자는 무슨 행사 종류가 그렇게 많으냐고도 반문하지만, 돌이켜보면 공업도시 울산의 그늘에 가려 사실 울산항은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울산항은 공장 내에 위치한 민자부두가 많아 항만의 출입에 제약이 많으며, 일반 하역부두의 경우 에도 다양한 화믈 취급으로 인해 친수시설 확보자체가 어려운 현실에서, 일반시민들이 항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9.11테러 이후 항만에 대한 경비보안은 더욱 더 강화 됐으며, 요즈음은 항만 자체가 국경의 개념으로 까지 변하고 있다. 하지만 남구청에서 운영하는 고래바다여행선의 운항으로 시민들이 보다 친숙하게 울산항을 접할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 그나마 다행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우리공사는 울산항 개항 50주년의 의미와 뜻을 새기는 한편 다양한 행사를 통해 울산항을 알리고 세계로 뻗어가는 울산항의 위상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세상사가 다 그러하듯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드시 울산항의 역할도 시대에 따라 많은 부침을 거듭해 왔다. 삼국시대에는 신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6세기 이후부터 울산항은 왜와의 교역항구로서 기능하기 시작해 8세기까지 신라의 해상관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신라 하대 중앙통제력이 약화된 이후 울산항은 쇠퇴의 길을 걸어 내황 인근의 소규모 항만으로서 명맥을 유지해오다가, 1426년 세종 6년에 삼포의 하나인 염포로 개항되면서 대 일본 무역항으로서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1510년 삼포왜란을 계기로 염포는 84년에 걸친 대 일본 무역항으로서의 역사를 마감했고 다시는 개항이 되지 못하고 국내교역항으로서의 역할을 해오다가, 1962년에 지정된 울산특별공업지구 개발을 위해 1963년 9월 25일 현대적인 의미의 개항이 선포됐다.

울산항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것은 지난 시대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울산항이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지 하지 말고 세계 속에 우뚝 선 울산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사실 울산시는 산업수도라 할 만큼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해 왔지만 이는 입지적인 면에서 천혜의 항만인 울산항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주력사업인 조선업,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은 대량화물의 수출입이 가능한 항만이 없으면 결코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항 50주년을 맞이하는 울산항은 이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많은 유관기관들이 서로 협력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울산시민들의 울산항에 대한 관심과 깊은 애정이 필요하다. 육지에서 울산은 산업수도로서 끊임없이 성장 발전해야 하고 바다에서는 울산항이 이를 지원하고 지탱하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 항만에 종사하는 극히 제한된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항만이 아니라 울산시민 모두가 잘 알고 아끼고 사랑하는 울산항이 돼, 개항 100년이 될 때쯤이면 ‘울산은 항구다’ 라는 노랫말이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 <정형근 울산항만공사 항만운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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