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거쳐간 동천 물놀이장
10만명 거쳐간 동천 물놀이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9.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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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저녁에는 귀뚜라미가 울고, 새벽녘에는 차버린 이불을 끌어당길 만큼 선선해졌다. 올 여름이 어떻게 지나갔나 생각할 정도로 갑자기 기온이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올 여름 폭염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달 8일, 울산은 38.8도라는 역대 최고 고온 기록을 세웠다. 이것은 울산에서 온도를 관측하기 시작한 1932년 이후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한다.

여름이면 누구나 무더위를 잠시 잊고 재충전 하기 위해 바다로, 산으로 짧은 일정이나마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올 여름은 지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짧은 휴가가 재충전의 기회를 주지 못했다. 게다가 전력대란 우려까지 겹쳐 찜통 더위를 그대로 견뎌내야 했다. 그러니 모두 나름대로 더위 탈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올해 중구는 이런 낌새를 사전에 알아채기라도 했는 듯 동천강 주변에 물놀이장을 개장해 대박을 터뜨렸다.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10만명 이상이 이 물놀이장을 거쳐 갔다. 특히 물놀이장이 도심지 주변에 설치돼 어린 아이들의 피서지로 톡톡히 한몫했다.

해마다 여름이면 경주나 양산에 있는 물놀이 장은 많은 피서객들로 넘쳐난다. 두 지역 모두 울산과 아주 근접한 위치에 있어 주말이면 많은 울산 시민들이 경주나 양산에 있는 물놀이장을 찾았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기초자치단체 의원으로서 중구에 변변한 물놀이장 하나 없다는 게 무척 안타까웠다. 그래서 동천강변에 물놀이장이 개장됐을 때 필자는 누구보다 설레였고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물론 다른 지역에도 이와 비슷한 도심 속 물놀이장들이 있다. 하지만 동천 물놀이장은 이와 사뭇 다르다. 다른 지역 물놀이장 시설은 주로 10살 미만의 유아들이 많이 이용한다. 따라서 다른 지역은 이들이 물놀이장을 찾을 경우 함께 동반한 어른들이 피서할 공간이 없다. 하지만 동천 물놀이장은 청소년과 성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풀장도 설치돼 있다. 이용층이 유아에서 성인까지 다양해 온 가족의 피서지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동천 가까이에 있는 북구민은 물론 남구 주민까지 동천 물놀이장을 찾아 8월 31일 폐장 때까지 그 이용객이 10만명을 넘었다.

이렇게 중구의 동천 물놀이장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자 다른 지자체들도 중구 물놀이장 시설을 벤치마킹 하려는 분위기다. 어린이 물놀이장에 한계점을 발견한 다른 지자체들이 중구를 본받아 내년에 성인 풀장도 설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동천 물놀이장의 호응에 탄력을 받아 중구는 우정·태화·다운 주민들을 위해 내년에 다운동 척과천 쪽에 척과천 물놀이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물론 동천 물놀이장 처럼 유아에서 성인까지 모든 계층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동시에 이번 동천 물놀이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한 부분들을 개선할 예정이다. 비올 경우에 대비한 우수관로 설치, 물의 낭비를 최소화 하기 위한 오버 플로어 관로 설치, 수질관리를 위한 잔디 블럭 설치, 그리고 파고라와 벤치의자 등을 보완해 주민들이 물놀이장을 이용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도심지 내 최상의 피서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기상관측 전문가들에 의하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한다. 올 여름 동천에서 시원한 여름을 났던 것처럼 내년 여름에는 구민들이 동천과 척과천에서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버리게 될 것이다.

<고호근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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