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도시, 울산
내가 꿈꾸는 도시, 울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9.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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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명작의 감동은 변치 않는다. 1953년 거장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만들어 오드리 헵번을 일약 스타로 급부상시킨 ‘로마의 휴일’ 역시 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잊히지 않는 영화다. 아름다움이 퇴색되지 않은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이곳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각시키는데 이바지한 것이 바로 ‘로마의 휴일’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그레고리 펙이 분한 기자 역은 어느 신문사의 로마특파원 죠 브레들리란 인물이고, 상대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탄 오드리 헵번으로 유럽 어느 나라의 왕위 계승자인 앤 공주 역을 맡았다.

유럽 각국을 친선방문 중이던 공주는 엄격한 왕실예절과 빡빡한 순방행사 일정에 지쳐 있다가 숙소를 빠져 나온다. 길에서 잠들어 있던 중 죠를 만나 로마시내를 돌며 평소 동경해 마지않던 서민으로 돌아가 그 생활을 즐긴다.

기자로서 별 인정을 받지 못했던 죠는 길에서 만난 숙녀가 앤 공주인 것을 알고 특종을 위해 공주를 이용하고, 동료 사진기자는 이 장면들을 몰래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나 앤 공주는 친절한 이 신사에게 마음이 끌리고 죠도 순진한 말괄량이 공주에게 정이 든다. 몇 시간 만에 사랑에 빠지고 하루 만에 헤어지는 서구식 애정행각 템포가 이 영화에선 전혀 어색하지 않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이별 장면이 애처롭다.

특종을 포기한 죠가 다음날 앤 공주의 기자 회견장에 나타난다. 흠칫 놀라는 앤 공주는 기자들의 질문에 로마가 방문지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이며 평생 그 추억을 잊지 않겠다는 답으로 죠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죠의 마음을 읽은 동료 사진기자가 선물이라면서 특종 사진을 앤 공주에게 전한다. 죠 앞에 선 공주는 만감이 서린 표정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회견장을 떠나면서 영화는 끝난다.

필자가 ‘로마의 휴일’ 영화를 소개한 것은 앞으로 울산이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로마처럼 따뜻한 사랑과 인간적 신뢰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관광 도시로 변하기를 간절히 희망하기 때문이다.

로마(Roma)를 거꾸로 하면 사랑이라는 뜻의 ‘Amor’가 된다. 울산을 거꾸로 하면 산울이 되는데 ‘산울’의 사전적 의미는 살아있는 나무들을 촘촘히 심어서 만든 울타리 또는 울적한 기분을 떨어버림이라는 뜻이다. 좀 더 비약해서 말하면 울산은 울적한 기분을 떨어낸 활발한 도시이며, 전국에서 범죄 발생률이 낮은 행복한 도시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울산경찰이 한 몫을 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울산경찰청 치안수준은 정상급이다. 2013년 7월 기준 전국대비 울산인구는 2.3%(115만)이고 경찰관 수는 2.0%(2천39명)로 경찰관 1인 담당 인구는 전국 평균 496명보다 14% 많은 565명이다. 그러나 범죄 발생은 인구 10만 명당 2천6건으로 전국 평균 2천60건 보다 적다. 경찰 1인당 담당인구는 전국 평균보다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범죄발생률은 낮은 셈이다.

결국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지난 7월 한달 동안 집중 방범활동을 펼친 결과 5대 범죄가 74%나 감소됐다. 지난 1년간 월 평균 42.6건이 발생했으나 올해 7월 한달 동안 총 11건만 발생했을 뿐이다. 특히 성범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매월 넷째 수요일을 ‘행복울산, 교통질서의 날’로 지정해, 2013년 8월말 기준 3회에 걸쳐 신호 및 정지선 준수 등 교통법규 준수 모범 시민 총 20명을 발굴하여 울산경찰청장 감사장과 부상을 전달했다.

가을의 문턱에 기대서서 여름은 아주 위대했다는 릴케의 ‘가을날’ 시구를 생각하며 무척이나 더웠고 바빴던 지난 여름을 떠 올려 본다. 대민접점 부서는 치안이 안정돼야 국민들이 편히 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취약지역 순찰 등 범죄예방 활동에 전력을 다했다.

이제 추석명절도 지났다. ‘잎이 진다. 멀리에 선 듯 잎이 진다’는 릴케의 ‘가을’이라는 또 다른 시구를 생각하면서 ‘울산의 휴일’이 ‘로마의 휴일’ 영화처럼 사랑과 낭만이 넘치는 행복한 도시로 변모하기를 기대해 본다.

<전헌두 동부경찰서 강동파출소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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