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고객·평생고객 확보 ‘세살 버릇’ 이용하라
미래고객·평생고객 확보 ‘세살 버릇’ 이용하라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9.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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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레나를 위한 크랭크 펠트 넘버 3’. 사진제공=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홈페이지

미술관은 공공재이며 문화시설인 동시에 교육시설이다. 공교육의 연계와 연장으로서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 미술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들은 미술관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수동적인 미술문화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미술문화 향유 방법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면서 즐거워 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저의 첫번째 미술관 사명입니다.”

한국미술협회 울산광역시지회(이하 울산미협)이 지난 7일 마련한 ‘The Future of Museum(미술관의 미래)’전 연계 심포지엄에서 일본 효고미술관 미노 유타카 관장은 ‘도시를 바꾸는 박물관’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앞으로 지어질 미술관은 작가든 관객이든 미래에 활동할 세대가 그 주체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미노 관장은 “어린이, 청소년들은 미래의 잠재된 고객들”이라며 “이들이 예술작품과 쉽게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미술관이 적극 제공해 미술과의 거리를 좁혀야한다”고 말했다.

그가 초대관장으로 있었던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어린이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뮤지엄 크루즈’와 ‘한장 더 티켓’ 등의 프로젝트였다.

▲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스위밍 풀’. 사진제공=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홈페이지

‘뮤지엄 크루즈’는 학생들이 작품을 만져보고, 만들어 보는 등 직접 현대 미술을 체감(體感)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미노 관장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정답이 없는 개방형 질문과 예술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마음껏 글로 써보게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며 “이는 예술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 더 티켓’은 개관기념으로 가나자와 시내의 초등학생, 중학생 전원을 미술관에 무료로 초대한 프로그램이다. 이들이 돌아갈 때는 무료입장권 2장을 제공해 가족, 친구들과 다시 미술관을 찾게 만들었다. 점점 입소문이 퍼져 유명세를 얻게 됐다.

그 결과 2004년 10월9일에 개관한 이 미술관에 2005년 10월8일까지 1년동안 157만명, 그후 2006년 10월8일까지 1년간에는 120만명, 개관 2년 동안에만 277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미노 관장은 관람객 가운데 가나자와 시민이 40%, 외국인을 포함 시외에서 찾아온 관람객이 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즐거워해야 부모들도 덩달아 즐거워하게 된다”며 “미술관이 즐거운 곳이란 것을 알게 되면 저절로 방문하는 횟수도 늘게 되고 도시에도 활력이 불면서 지역의 문화, 경제적 발전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 참가자는 아니지만 문화도시 울산포럼의 김종수 고문 역시 미술관이 청소년 교육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김 고문은 “미술관을 설계할 때 최소한 한 학년 학생이 모두 들어가 미술교육을 할 수 있도록 500석 이상 규모의 큰 강당은 필수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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