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두려워 말고, 플랫폼 같아야”
“실험 두려워 말고, 플랫폼 같아야”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9.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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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개척 ‘종합놀이터’ 성격
교육·연극 등 다양한 장르 충족
‘로드쇼’로 인력네트워크도 구축
▲ 서울 토탈미술관 신보슬 수석큐레이터.

“저는 매년 작가들과 여행을 떠나요. 여행을 하면서 프로젝트 전시도 같이 여는 거죠. 이제 미술관은 전시 기능만 하는 공간이 아닌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가 돼야 합니다.”

서울 토탈미술관의 신보슬 수석큐레이터는 지난 7일 열린 ‘The Future of Museum(미술관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미술관이 단순히 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작가와 기획자 그리고 관람객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신보슬 큐레이터는 ‘프로젝트 위주의 역동적인 국제 풀랫폼(Platform)으로서의 미술관 만들기’란 주제 발표에서 “미술관은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작가와 관객이 만나고, 다양한 시각과 생각들이 교류될 수 있는 플랫폼 성격을 가져야 한다”며 “이러한 플랫폼으로서의 미술관은 유명한 건축가의 건축물, 블록버스터급 전시만으로는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 ‘플레이그라운드’를 추구하는 토탈미술관 외관. 사진제공=토탈미술관

우리나라 제 1호 사설미술관인 토탈미술관은 1984년 서울 평창동에 문을 열었다. 이 미술관은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전시뿐만 아니라, 전문 교육프로그램, 공연, 콘서트,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활동을 선보여 작가, 기획자,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할 특별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공로로 신보슬 수석 큐레이터는 2011년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가 제정한 ‘사립미술관 전문인력상’을 받기도 했다.

신보슬 큐레이터는 “우리 미술관은 ‘플랫폼’ 방식을 지향해 예술계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이 방식이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널리 알려져 대중과 소통하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생미술관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국내외 전시기획자 또는 기관들 사이의 네트워크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탈미술관은 전시나 강연 형태가 아닌 ‘로드쇼’라는 여행프로젝트와 같은 새로운 형식의 전문 인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로드쇼’는 해외에서 큐레이터를 초청하고, 국내 작가와 신진기획자들을 초청해 함께 여행을 하면서 게릴라 형식의 전시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신보슬 큐레이터는 ‘로드쇼’ 프로젝트를 통해 2011년에는 낙동강변을 따라 내성천에서 을숙도까지, 지난해에는 제주도, 올해는 백령도로 이어지는 여행을 기획해 미술 종사자들 사이에서 호평 받은 바 있다.

신 큐레이터는 “미술관과 기획자들의 네트워크는 결국 작가를 기반으로 한다”며 “그러나 해외에서는 한국작가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프로젝트 개발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건조한 미술관 보다 실험정신을 띄고 있는 미술관이 미래의 경쟁력을 갖춘 미술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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