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방어진항을 개발하기 위해 공유수면 일부를 메우면서 성끝마을에 있는 소규모항도 매립할 것이라고 한다. 소형 고기잡이배들이 드나드는 이 어항은 울산에 몇 개 남지 않은 자연취락 어촌 가운데 하나다. 어민들의 생활상, 어구의 변천과정, 어항의 변천사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곳이다. 해수부는 이 동진항을 메워 방어진항의 배후 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다.
온산에 있는 무림제지가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오니 10만t을 바다에 버렸다고 한다. 환경련은 기업이 산업폐기물을 자체 정화하거나 육상에서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버릴 경우 처리 비용이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양투기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포국가산업단지 안에 공장부지 조성 허가를 받은 한 업체는 공장을 짓는 대신 22년째 거기서 나오는 골재를 외부에 내다 팔고 있다고 한다. 허가 기간이 끝나면 부지조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사업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16차례나 버텼다는 게 환경단체 측의 주장이다. 골재 체취와 판매를 위해 사업기간을 연장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파괴 현상은 인간이 자연을 ‘남의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생긴다. 그림같이 고요한 어촌 항구가 어떻게 ‘남의 것’일 수 있는가. 해안선을 끼고 펼쳐져있는 바다가 타인의 것일 순 없다. 짙푸른 산과 들은 모두 ‘우리 것’이다.
자연환경 선진국은 달리 선진국이 아니다. 말 그대로 좀 더 자연환경보전에 앞서가기 때문에 선진국이라 한다. 그들은 사소한 옛 자취 하나라도 보존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그들도 우리처럼 한 때 자연을 함부로 다룬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우리보다 먼저 체험했다. 자연 파괴가 인간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는지 먼저 체득한 것이다. 올 여름 울산은 50여일 동안 폭염을 겪었다. 이 또한 자연파괴 부메랑의 일부라고 봐야 한다. 이제 우리도 개발이익보다 자연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깨달을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