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전력수급체계 개편안
주목할만한 전력수급체계 개편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8.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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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에너지 특별위원회가 전력수급체계 개편안을 내 놨다. 전기요금체계를 바꾸고 분산형 전원체계를 구축하며 원전안전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반복되고 있는 전력수급대란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개편안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전기요금체계 변경이다. 스마트 그리드(발전량, 송전량을 조절해 전기를 절약하는 방법)를 이용해 절전하는 방법과 원전 안정성을 강화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단기간에 지금의 전력수급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현행 전기요금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한국은 캐나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에너지 소비율이 높은 나라다. 2000년까지만 해도 소비율이 세계 10위권이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세계 3위다. 12년 만에 최상위권으로 진입한 주된 요인은 값싼 전기요금 때문이다. 독일 개인소득이 한국보다 2배 이상 많지만 1인당 전력소비량은 우리가 독일보다 1.5배 많은 것도 그래서다.

전기요금을 현실에 맞게 인상하지 않으면 지금의 전력수급대란은 앞으로도 이어질게 틀림없다. 지난 수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전력부족 현상도 따지고 보면 비정상적인 전기요금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전가동이 일부 중단된 탓도 없진 않지만 기업, 공공기관, 대형건물, 가정 등이 싼 맛에 전기를 함부로 소비한 탓이 더 크다. 이런 소비 패턴을 개선하자면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전기 요금을 올리되 방법은 목적에 부합돼야 한다. 지금처럼 누진제를 적용하면 서민층만 손해다. 전기를 펑펑 쓰는 사람이나 아끼는 사람이 동일한 누진율을 적용 받는다면 누가 전기를 아끼겠다고 한 여름에 냉방기를 끄겠는가.

계절별,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도 둬야 한다. 전력수요가 절정에 달하는 낮 시간대와 전력이 비교적 남아도는 야간의 전기 요금이 달라야 피크 시간대의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다. 낮과 밤의 전기요금 적용이 동일하면 같은 돈을 내 가며 야간에 일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용 연료에 따른 가격 연동제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화석연료 발전소에 비해 생산가격이 싼 원전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그러다보니 전기요금은 으레 싼 것으로 인식돼 있다. 생산 원가에 따라 전기요금이 부과돼야 소비자들이 그때마다 소비를 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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