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대란 끝난 것 아니다
전력수급대란 끝난 것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8.2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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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급경보 ‘경계’가 예보됐던 지난 12~14일 사흘간 최대전력수요보다 긴급 상황이 해제된 이후인 19일의 전기 사용량이 더 많다고 한다. 위기상황이었던 3일 동안 전 국민들이 절전에 동참했다가 상황이 해제되자 다시 전기를 펑펑 써 댔기 때문이다.

8월 셋째 주 최대전력수요는 7천200만~7천300만㎾이었는데 19일은 7천400만㎾를 기록했다. 위기상황 때 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쓴 것이다. 당연히 예비전력도 더 적을 수밖에 없다. 14일 위기당시 피크 시간대의 예비력은 508만㎾이었던 반면 19일은 이보다 120만㎾나 적은 388만㎾까지 떨어졌다.

올 더위는 다음달까지 이어진다는 데 벌써부터 이런 초과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니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러다 어느 순간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이 발생해 전국이 먹통이나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전기가 부족할 땐 아끼다 좀 여유가 있다 싶으면 앞 뒤 가리지 않고 써 대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한창 위기 때보다 지금이 더 나쁘다. 그나마 이달 중순엔 기본적 절전 요소가 있었다. 학교가 방학 중이었고 기업체와 공공기관들은 정부지침에 맞춰 조업시간과 휴가기간을 조율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처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발표한 비상시기가 지났기 때문에 다시 강제절전을 시행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또 이제 와서 다시 냉방기를 켜지 말라면 가만히 있을 사람도 아마 없을 것이다.

해마다 전력위기가 거듭되자 정부가 근본적 해결방안을 내 놨다. 발전소 건설을 더 늘리고 전기 요금도 현실에 맞게 조절할 것이라고 한다. 그 동안 저소득층에게 불리했던 누진제도 재조정할 예정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싼 산업·상업용 전기 요금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절전문제는 국가정책이나 제도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용자 즉 국민들의 머리속에 절전의식이 각인돼야 해결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처럼 절전기간동안만 반짝할 뿐 기간이 끝나고 나면 다시 전력수급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럴 경우 발전소를 아무리 많이 건설해 봤자 소용없다. 요즘 야간 골프장이 대낮처럼 훤하다고 한다. 대학교 도서관은 추워 겉옷을 걸쳐야 할 정도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러면 전력수급대란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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