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보다 인간이 우선이다
개발보다 인간이 우선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8.20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주군 온양읍 내광리 산업단지 조성이 재추진되자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역은 이번에 사업 신청을 낸 사업자가 지난해 산단 승인신청을 냈으나 심의위원회에서 보류된 곳이다. 사업자 측은 지난해 12월 심의에서 지적된 사항을 보완해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법적 하자가 없는 이상 주민들이 반대해도 개입할 수 없다”는 게 울산시 측의 입장이다.

법적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산단 승인을 반드시 내 줘야 하는 건 아니다. 안전과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승인을 보류·취소할 수 있다. 지난해 울산시 산단 심의위원회가 내광리 산단 신청을 보류한 것도 자연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는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번에도 지난해와 똑 같은 이유로 산단 조성을 반대하고 있다.

굿와이어라는 사업체가 이번에 산단 승인신청을 낸 대상 지역은 자연훼손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곳이다. 대운산 자락이어서 수질·토양 오염도 거의 없는 지역이다. 또 이곳에서 시작된 계곡물이 회야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이곳이 환경 오염되거나 훼손되면 강 전체가 사실상 결딴난다. 주민들이 “어떤 경우에도 개발할 수 없다”고 버티는 이유다.

산단 사업자들이 산단 승인신청을 하면서 으레 지역주민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산단이 개발되면 주변 땅 값이 올라 갈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단지에 업체가 입주하면 지역 주민들이 일자리를 갖게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연 훼손이라든지 환경오염은 절대 없다고 장담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정 반대인 경우가 많다. 승인을 받은 뒤 몇 배의 땅값을 받고 팔아넘기는 일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각종 불법이 자행된다. 산단 조성과정에서 부지가 분양되지 않으면 문제는 더 커진다. 사업자들이 개발을 중단하는 바람에 부지가 벌거숭이로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되면 자연은 자연대로 훼손되고 산단 조성의 원래 취지도 무색해 진다.

개발과 자연환경 보존이 상충할 때 후진국은 전자를 택하고 선진국은 전자를 선택한다. 먹고 사는 게 우선일 때 전개되는 것이 개발 우선주의다. 지금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자연을 훼손할 정도로 다급하지 않다. 온양읍 내광리 주민들은 마을 주변이 그대로 보존되길 바라고 있다. 개발이란 명목으로 우리가 그들의 삶을 침해, 방해해선 안 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