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자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8.19 2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대(對) 중국 울산수출이 6.9% 감소했다. 해마다 9%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 경제가 최근 5분기 연속 7%대 성장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울산 자동차, 석유화학 제품이 직격탄을 맞는다.

어제까지 고객이었던 나라가 어느새 우리 기술을 바짝 뒤 쫓아와 저가제품으로 물량공세를 펴는 게 지금의 국제현실이다. 한 때 세계 조선수주 1위를 자랑하던 현대중공업이 중국과 자리다툼을 벌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사정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일본차와 한국산 자동차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제품 성능은 우수한 반면 일본차에 비해 값이 싸다는 점을 들어 북미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국제사정과 울산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란 가상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목적에 합리적으로 다가가면 국제경쟁에서 이기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도태되는 것이 국제 산업경쟁의 현 주소다. 수출산업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미국 디트로이트를 기억해야 한다. 그 도시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의 모습은 현재의 울산모습과 흡사했다. 하지만 도시의 주력산업이었던 자동차 제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그 도시는 한 순간에 쇠락했다. 얼마 전 지자체가 부채를 감당치 못해 파산을 선언했을 정도다. 지금은 도시 곳곳에 텅 빈 건물이 즐비하고 인구는 예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잘나갈 때 앞일을 생각지 않았던 한 도시가 어떻게 몰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전국 최고의 수출을 자랑하고 1인당 총생산액이 3만 달러를 넘는 이 도시를 디트로이트처럼 무너지게 할 순 없다. 울산은 외환위기, 국제금융위기 때도 시민 단결력으로, 축적된 기술로 오히려 수출을 증진시켰다. 또 그런 저력 때문에 수출 1천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다.

비정규직 문제, 현대차 노조 파업, 수출물량 감소 등 여러 가지 불안요소들이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 왔듯이 우리는 이를 극복할 수 있다. 또 그래야만 한다. 산업체와 공공기관의 여름휴가도 대부분 끝났다. 오늘부터 폭염도 한풀 꺾일 것이라고 한다.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간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