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헌 극장’
‘동헌 극장’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8.18 1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코리아’상영 호응
23일엔 ‘포크페스티벌’
▲ 지난 16일 중구 북정동 울산동헌 뜰에서 열린 금요문화마당에서 영화 '코리아'가 상영되고 있다. 정동석 기자

한여름 밤의 야외 영화상영관은 ‘시네마 천국’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영사실에서 토토에게 영사기 조작법을 어깨너머로 가르쳐 주고, 알프레도는 극장 영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동네사람들이 떼로 몰려들자 광장으로 영사기를 돌린다. 돈이 없어 영화를 못 보는 이들을 위해 동네 건물을 스크린 삼아 영사기를 돌리는 인상 깊은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울산 구도심에서도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 16일 저녁 8시 동헌 금요문화마당에서 야외 영화상영회가 열렸다.

영화 ‘코리아’가 상영된 이날 동헌에는 80대 노인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까지 가족단위로 방문객이 주를 이뤘다. 혼자 온 관람객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객석 뒤편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준비해온 주전부리를 나눠 먹는 직장 동료들도 있었고, 태화강에 조깅을 하러가다 스크린 불빛을 보고 찾아온 관람객도 있었다.

이렇듯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영화 상영 시작 전부터 준비해 놓은 80여개의 의자에 관람객으로 대부분 들어찼다.

영화 ‘시네마천국’과 달리 이곳을 찾은 시민은 돈이 없어 영화관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영화관람료 1만원 시대가 열린 만큼 서민 입장에서는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인 영화관람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관람객 최우열(66·중구 우정동) “먹고 살기 바빠서 영화관 안 간지 30년은 넘은 것 같다”며 “여기서 큰 화면으로 감동적인 영화를 한편 보고 나니 옛 추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 이미영(34·중구 우정동) “오늘만큼은 여기가 대운산 내원암 계곡 못지않다”며 “멀리 갈 필요없이 여기가 바로 천국”이라고 극찬했다. 23일 금요문화마당은 ‘포크페스티벌 -청춘의 꿈’이 열릴 예정이다. 구미현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