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생가 日語안내 오류투성이
박상진 생가 日語안내 오류투성이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8.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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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글자·문장부호 10곳이상 고쳐야
김원호 교수 “전문가 감수 안 받은 듯”
市, 문화재청 표기법 참고 일괄교체 예정
▲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생가 안내판 가운데 일본어 설명에 오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 출신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의 생가 안내판에 일본어 표기 오류가 많아 개선이 시급하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북구 송정동 박상진 의사 생가 입구 오른편에 자리한 안내판. 이 안내판 우측에는 박상진 의사 생가에 관한 설명이 영어, 일본어로 번역돼 있다.

그러나 울산대 일본어학과 김원호 교수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어 안내문의 경우 11문장 가운데 10곳 이상이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장과 전혀 상관없는 단어가 있는가 하면 문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마침표를 찍었다. 안내글 첫 문장에 ‘獨立運動家(독립운동가) 對(대) 박상진(朴尙鎭)’이라고 표기했지만, ‘對(대하다 대)’는 문장 해석상 필요 없는 글자다. 이는 ‘~이다’ 또는 ‘~인’으로 해석할 수 있는 ‘である’로 고쳐야 의미가 통한다.

박상진 의사가 대한광복회 총사령관을 맡아 활동하던 시기를 설명한 6번째 문장도 ‘預(맡길 예)’자는 문맥상 잘못된 표기며 ‘務(힘쓸 무)’자가 적절하다.

7번째 문장에선 38‘オ’을 ‘才’로 수정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オ’는 일본어 히라가나 ‘お(오)’의 가타카나다. ‘才’자는 우리나라 말로 해석하면 나이를 뜻하는 ‘세’에 해당한다. 이는 번역을 옮기는 과정에서 비슷한 글자로 보여 오역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용 가운데는 오타, 어색한 문장뿐만 아니라 문장부호도 일본어 어문 규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일본어 부호의 경우 마침표는 ‘。’, 쉼표는 ‘、’이어야 하지만 이 안내판에는 한글 사용법대로 표기됐다.

울산대학교 일본어학과 김원호 교수는 “전체적으로 오탈자를 비롯해 문장부호 등 오류가 많다. 전문가의 감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당국은 문화재 외국어 표기 및 설명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현재 문화재 안내 번역은 한국통번역센터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박상진 의사 생가 안내판은 문화재 지정 당시인 1997년에 번역했는데 어디서 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문화재청 영문표기 규칙이 새로 제정된 뒤 시에서도 안내판 교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한글부터 수정, 개선한 뒤 이를 바탕으로 외국어 부문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계획이다. 오류가 심한 안내판의 경우 시트지로 잘못된 부분만이라도 수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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