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의미 재정립하자
광복절 의미 재정립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8.1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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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은 지금껏 우리에게 주로 정치적 의미로 새김질 돼 왔다.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 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날 쯤으로 해석돼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68년이 지난 현 시점에선 새로운 의미로 재정립돼야 한다. 일본을 대칭점에 둘 게 아니라 우리가 그들보다 우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날로 바뀌어야 한다.

‘광복’을 정치적 관점에 두면 일본과 우리는 평행선상을 달릴 수밖에 없다. 한 쪽이 일제강점이라고 하는 반면 다른 한 쪽은 ‘합방’이라고 우긴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를 수탈시기로 보는 대신 그들은 한반도 근대화에 기여한 시기로 생각한다. 자신들이 그 기간 동안 철도, 전선, 도로를 건설하지 않았다면 광복직후 국가 기반시설을 처음부터 다시 건설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한반도에서 착취해 간 부(富)가 없었다면 소위 ‘대 일본제국’이란 애당초부터 존재할 수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렇듯 광복을 정치적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일본과 쓸 때 없는 논쟁만 계속하게 된다. 일제 강점기 36년은 사실 우리 역사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간접적이긴 하지만 고려는 원(元)의 지배를 100년 이상 받았다. 조선은 청을 수백 년 동안 종주국으로 삼았다. 직접적으로 지배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일제 강점기는 지극히 짧은 기간에 불과하다.

반면 한반도가 일본을 지배한 역사는 수백 년에 달한다. 특히 문화적인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니 밥사발 하나 만드는 기술까지 한반도에서 배워 간 사람들이 한 순간 무력으로 이 땅을 지배했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우월할 순 없는 일이다. 일제 지배하에 있으면서도 한국인들이 일본을 깔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전 세계를 지배하던 영국도 프랑스에게 만큼은 항상 주눅 들어 했다. 대륙에서 건너 온 문화로 자신들의 정치·경제를 덧칠한 사실을 숨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프랑스인들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내심 항상 경멸했다. 자신들의 은(銀)수저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섬사람들이 하찮게 여겨졌을 것이다.

광복절 행사는 지난날의 고통과 쓰라림을 되새기는 것 못지않게 우리의 대(對) 일본 우수성을 과시하는 행사로 바뀌어야 한다. ‘해방’을 맞아 길거리로 뛰어 나오는 군중들의 흑백사진만 내 걸게 아니라 신라 미륵보살상과 그것을 그대로 본 떠 만든 일본 국보도 나란히 전시하란 이야기다. 문화광복을 광복절 명제로 삼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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