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아열대 기후화 진행중"
"울산은 아열대 기후화 진행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8.06 2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시중 울산기상대장
 

어제까지 19일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는 17일째다. 더워서 못 살겠다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8월 초까지 열대야가 계속될 것”이라는 김시중 울산기상대장의 진단이다.

한 술 더 떠 울산을 비롯한 남부지역은 이미 아열대 기후화가 진행중이다. 2010년 기준 100년 대비 울산 기온이 1.4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서생에서 무화과를 재배한지는 제법 됩니다. 울주군과 북구에서 시험재배한 블루베리도 작황이 좋습니다. 울주군 지역에서 재배하는 참다래는 우리가 매일 아침 문자로 기상정보를 보낼 정도로 재배 농가가 늘었어요.” 울산 기후대가 옛날과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최근 수년간 울산 기후변동이 심한 원인은.

“큰 틀에서 보면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 온도가 0.74도 상승했다. 온도가 올라가면 대기의 수증기와 에너지가 증가한다. 정상상태보다 많아진 에너지와 수증기는 어디선가 반드시 소비돼야 하기 때문에 예상 밖의 지역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다른 곳에선 폭염이 계속된다. 2010년 기준 6대도시 평균 기온이 1.8도 상승했다. 그러니 한 쪽에선 물난리가 나고 다른 쪽에선 가뭄이 계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도 지난 100년동안 1.4도 상승했다. 울주군과 남구가 가장 높다.”

-올해 울산은 장마전선이 형성되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기후대로 고착될 가능성이 있는가.

“올해 울산은 장마전선의 영향을 강하게 받지 못했다. 앞으로 이런 기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남쪽에 아열대성 기후대가 형성되면서 장마전선이 위로 밀려올라 갔다. 그래서 중부지방과 북한 지역에 장마전선이 오락가락 한 것이다. 이것도 일부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전과 같은 강수량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농가들이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

-지난 2달간 울산 강수량은 어느 정도인가.

“210㎜다. 평년 수량인 410.8㎜의 51%에 불과하다. 강수일수도 16일로 평년보다 7.5일이 적게 나타났다. 어제까지 낮 최고기온이 33℃이상 올라가는 폭염일이 19일로 나타났다. 밤 기온이 25℃이상 유지되는 열대야도 17일이나 된다. 최근 10년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일수다. 3~4년 전의 기후상태와 완전히 다르다.”

-8월 한 달 동안 어떤 날씨 변동이 예상되는가.

“당분간 열대야와 폭염이 계속될 거다. 8월말에서 9월말에 걸쳐 1~2개의 태풍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서는 태풍이 발생하면 향후 5일에 대한 태풍 진로 예보를 한다. 울산기상대가 오는 태풍을 막을 수야 없겠지만,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방재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다.”

-최근 최신장비를 갖췄다고 하던데.

“요즘은 지역 기상대별로 따로 장비를 갖추지 않는다. 중앙기상청이 갖춘 설비를 전체가 공유한다. 컴퓨터로 들여다 보면 울산에 앉아서도 전국 기상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2010년 ‘천리안’위성을 쏘아 올려 한국은 세계 7번째 기상위성 보유국이 됐다. 또 슈퍼컴퓨터 3호기를 활용해 세계에서 6번째로 정확한 수치를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 제공하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다른 선진국의 지원을 받았으나 이제는 우리가 지원한다.”

-기상예보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시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보는데.

“기상대가 시민들과 지역 산업에 정확한 일기예보를 전달하는 건 이제 기본 사양이다. 울산지역 기후가 변한 만큼 각종 대시민 서비스를 확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기후대가 아열대성화 돼 가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과수재배 농가에 기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위치적으로 남쪽에 있는 울주군 지역에 농작물 재배 시기별로 맞춤형 농업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서생 지역에 있는는 무화과, 블루베리, 참다래 재배 농가에는 서리, 냉해 정보부터 고온, 폭염, 호우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를 문자로 제공한다. 남구가 운용하고 있는 고래바다 여행선도 우리가 보내는 기상 정보를 활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

-기상대 이전문제는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는지.

“계획대로 잘 진행돼 가고 있다. 청사이전에 앞서 직원기숙사를 내년까지 먼저 완공해 입주할 예정이다. 신청사는 현재 2천평은 계약이 완료된 상태지만, 부지 남쪽에 있는 야산이 관측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판단돼 추가로 1천평을 신청해 국토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달 중에 승인이 날걸로 예상하고 있다. 청사이전은 2015년 말에 최종 완료할 예정이다. 문제는 기상대를 이전 했을 때 1932년부터 관측해 온 울산기상대의 관측자료의 연속성이 깨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기후자료로서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이 확정된 만큼 울산기상대는 관측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전 협의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나.

“공공기관을 옮기는데 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없었겠나. 그러나 관계기관과 지역 국회의원이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중구청이 이전 부지를 조율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박성민 중구청장에게 감사한다.”

-울산기상대가 앞으로 추진할 계획은.

“기상대는 더 이상 기존의 업무에만 매달려선 안된다. 정확한 예보는 기본이고 지역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지난 2월 우리 기상 예보관이 농업지원 센터에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농업교육을 한 게 그 예다. 기상대라면 으레 가만히 앉아서 기상 예보만 하는 기관으로 인식돼 있다. 그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직접 움직이고 주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또 기상대가 지역사회를 위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가를 적극 알려야 한다. 당장 올 8월 말에서 9월 초에 예상되는 태풍에 대비해 관계기관들을 찾아가 브리핑 할 생각이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글=정종식·사진=김미선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